한국일보

기축년에는 희망을

2009-01-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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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일(우정공무원)

겸손, 화목, 근면, 우직, 여유 및 인내 등은 소를 일반적으로 묘사하는 대명사적 말들이다. 이러한 소를 말을 하지 못하는 동물이라고 사육자 마음대로 다루면서 얕보다가는 큰 코 다치는 예화가 있다.

황희정승이 백성들의 삶을 시찰차 지나던 어느 시골에 두 마리 소로 밭갈이 하는 농부를 보게 되자 검은 소와 누렁 소 중 어느 놈이 일을 더 잘 하느냐고 큰 소리로 물었다. 그랬더니 농부가 대답 대신 걸어오더니 멀리 떨어진 숲속으로 가서 누렁 소가 더 잘한다고 낮은 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 황희가 박장대소하면서 검은 소를 팔아 치우라고 말하려하자 농부가 손바닥을 내밀어 황희의 입을 막고 말은 못해도 알아 듣는다면서 반사적으로 해꼬지 할 것을 우려한다는 말에 대정승이 크게 깨우쳤다는 것이다.


조선 왕조 중엽에 생활이 궁핍하게 된 어느 촌부가 사육하던 소를 우시장(5일장)에 팔려고 끌고 갔으나 온종일 팔리지가 않아 저녁 늦게 돌아오면서 속이 상해 주막에서 술을 마시고 돌아오다가 호랑이를 만났다.이에 소가 붉고 푸른 광채를 띤 눈으로 마주보면서 대치, 호랑이가 달려들자 소가 머리의 뿔을 위로 올려 떠넘기자 우호(牛虎)간 방향이 서로 바뀌어 촌부는 소의 후미로 자리를 이동,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하다가 집 방향과 같아질 때 겁에 질려 소를 방치(주인의식을 잃고)하고 혼비백산, 집으로 도망와 한참을 자고 있었다.

그런데 외양간에 화가 난 소가 들어오면서 머리에 매달린 요령을 크게 흔들어 배신자 촌부(주인)에게 알렸다.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 외양간에 들어서자 호랑이를 찔렀던 그 뿔로 그만 소가 주인을 살해하고 말았다.
새해에는 한국의 이명박 정부나 한인사회가 화목과 화합으로 이 촌부와 같은 목전의 조그만 이익에 집착, 어리석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오행설을 신봉하던, 화를 면하고 부를 주는 소에 대한 품성을 좇던간에 목민(牧民)에는 도덕성을 살리고 독선 없는 시책으로 슬기와 지혜를 모아 시행착오 없는 정책들을 추진, 사상 최악의 어려운 경제 난국을 돌파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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