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최선을 다하는 한해를 시작하며...

2009-01-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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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는 시작부터 유난히 전화가 많다.

많은 분들이 이제까지 기다리던 주택구입을 시작하는가 보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듯이 분주한 중에 지난 2008년을 다시 돌아보며 지난 한 해 일 터에서 만났던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그중에 특별히 더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는 데 David이란 중국인 3세이다. 지난 봄 오후 8시가 지나 사무실을 나서려는 데 중년 신사가 급히 들어와 자기 아버지의 집이 이틀 후로 경매 날짜가 잡혔으니 막아달라고 한다. 안타깝지만 조금 늦은 것 같다고 해도 벌써 몇 달전 부터 몇 에이전트를 통해 숏 세일을 시도해 봤으나 이렇게 됐다며 도와 달라고 한다.


그래서 혹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다음날 아침 동부시간에 맞춰 7시 부터 해당 은행에 전화를 수 없이 걸고 David의 아버지 Mr.주에게서 리스팅을 받아 비슷한 조건의 집을 팔던 바이어에게 연락을 하며 전쟁을 치루듯 하루를 보내고, 기적처럼 차압 하루 전날 저녁에 경매 날짜를 한달 연기받았다.

David은 중국 사람은 물론 동양 사람에게는 일을 맞기지 말라는 아버지의 말을 따라 미국(?) 에이전트들을 통해 숏세일을 시도하다 여러 달을 보내고, 일이 이렇게 됐는데 숏세일에 대해 잘아는 에이전트를 만나 다행이라며 웃는다. 이런 보람이 부동산 일을 계속할 수 있는 힘이 된다.

다행이 오퍼를 받아 은행에 제출하고 매달 경매 날짜를 연기하며, 여러 달을 기다리는 데,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노인이 몇년 동안 혼자 살다 아들한테로 이사를 가 방치되어 있는 낡은 집을 은행에서 허락이 날때까지 과연 바이어가 계속 기다려줄지 불안하다.

그렇다고 집이 팔려도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닌 셀러에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기도 안됐는 데 David은 열심히 집의 작은 고장들을 고치고 페인트를 하고 집 안팎을 깨끗이 유지하며 에스크로가 끝날 때까지 작고 큰일에 잘 협조해 줘서 무사히 일을 끝낼 수 있었다.

모든 일에 성심 껏 임하는 자세나 아버지께 하는 효도, 그리고 앞으로 별로 쓰일 것 같지 않은 팔순 노인의 크레딧을 보호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오래 기억될것같다.

또 한 분은 바이어인데 2년 쯤 전에 신문광고를 보고 전화를 하셔서, 살고 있는 집을 외국 에이전트를 통해 내놨는 데 바이어가 있어 아주 좋은 값에 팔아 주겠다고 하며 리스팅을 받을 때와 달리, 일을 안해 리스팅을 취소하고 싶은데 그것도 잘 안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신다.
그래서 취소할 수 있도록 도와 드리고는 잊어 버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분이 몇 달전에 전화를 하셨다.

그 동안 집값도 많이 내리고 여윳 돈이 있어서 사는 집을 팔지 않고 세 자녀를 위해 큰 집으로 이사를 했으면 한다며 집을 보자고 하신다. 같이 집들을 보고 숏 세일로 나온 마음에 꼭 드는 집을 찾아 오퍼를 넣고 몇달을 기다린 후 드디어 모든 과정을 마친 후 살던 집은 믿을 만한 이웃에게 세를 주고 이사를 하셨다.


그러는 중에 보이는 두 부부의 모습이 정말 보기에 좋았다. 잘 자란 아이들이나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저축을 하고, 낭비하지 않으면서도 부족함없어 보였는 데 ,크고 좋은 새 집은 얼마나 잘 관리하며 사실지 보이는 것 같다. 집을 사는 과정에서도 숏 세일이라 오래 기다리며, 가끔 더 낳은 집이 나오지 않았나 계속 보며 기다리는 동안 언제나 웃는 얼굴로 꼼꼼히 일을 처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새해에도 만나게 될 모든 이들에게 최선을 다 하며 보내게 되기를 기도한다.

미셸 원
BEE 부동산 VALLEY 지점 부사장

(818)497-8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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