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한인사회 지평을 넓힐 때

2009-01-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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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취재2부 기자)

2009년에는 뉴욕시 한인사회의 지평이 넓어졌으면 좋겠다.
과거 한인들끼리, 한인만의, 한인 중심의 사업체제에서 벗어나 타민족을 아우르고 타민족에게 한국 문화를 홍보하는 개방성이 적극 발휘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지금까지 1세대가 개척해 온 한인사회 비즈니스들은 한인 커뮤니티라는 울타리 밖의 세계에까지 관심 가질 겨를이 없었다는 이유로 미국에 이민 와 고용주도, 직원도, 고객도 모두 한인인 운영체제를 30여년 넘게 고수해 왔다.그러나 다민족 밀집지역인 뉴욕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타인종, 다민족, 다문화를 겨냥한 마케팅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그 일환으로 뉴욕 시와 주정부 등 정부단체에 각 업체의 생산 물품을 수주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할 수 있겠고, 타민족 행사에 관심을 가져 도움이 필요할 때 한인사회 저력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판촉물 비즈니스를 십 수 년 간 운영해 온 한 한인 업주는 지난해 뉴욕시청에 물품을 조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타민족들과의 입찰 경쟁에서 가격에 밀려 비록 수주권은 따지 못했으나 좋은 경험이었다고 털어놓으며 “한인사회 선례가 있다면 조언을 구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아시안여성기업인협회(AWIB)의 제1회 장학행사를 취재하면서 한인들의 참여도가 중국계 및 타 아시안 민족에 비해 무척 저조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AWIB 멤버 중 한인은 단 두 사람에 불과했고, 개인 기부로 이뤄진 장학금 조성에 이바지한 후원자 중에도 한인은 없었다.
다행히 장학생 수상자 중 한 명이 한인 학생이어서 한인사회 존재감이 참석한 타민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느껴지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같은 테이블의 한 한인은 어깨를 도닥거리며 귓전에다 “그나마 한인 학생이 뽑혀서 다행이다”며 안도했다.

새해에는 보다 많은 한인들이 한인 커뮤니티라는 울타리에서 한 발짝 나아가 보다 넓은 세계를 바라보는 안목을 가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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