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올해는 외형보다 내실

2009-01-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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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가주 한국사원연합회장 만성 스님

경제위기 고려 행사 축소

영어 불교 가이드 발간 등
2세 청소년 포교 활성화
커뮤니티 봉사도 강화


“승속을 막론하고 법도를 어기고 자기 분수를 지키지 않으면 칭찬받을 만한 결과를 기대할 수 없지요. 사회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건을 감안해 가능한 한 여러 행사의 규모를 축소하고 외형보다는 내실을 기하는데 치중하겠습니다.”


최근 LA 달마사에서 승려, 포교사, 불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 하례식을 겸한 취임식을 갖고 남가주 한국사원연합회 제11대 회장으로서 본격 활동을 시작한 만성 스님.

샌디에고 한국선원의 주지인 그는 전임 진각 스님에 이어 남가주 24개 사원들을 대표하는 연합회의 수장을 2년 동안 맡아 불교 발전에 힘쓰게 된다. 함께 수고할 임원은 부회장 명은 스님(원명사), 재무 겸 사무국장 김재범 법사(마하선명상센터), 감사 청원 스님(봉원사)과 하법련 법사(법화홍통원) 등이다.

만성 스님은 요즘 불교 중흥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주 한국 불교의 발전을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불교단체의 법인등록 문제 등 제반활동을 지원하는 것. 또 ‘절은 나이 많은 사람들이나 가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을 바꾸기 위해 사찰의 어린이회, 학생회 조직을 지원하는 등 미래의 주역들에 대한 포교를 활성화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불경과 염불이 한자로 되어 있어 한국어도 힘든 2세 청소년들이 이해하지 못합니다. 쉬운 말과 게임, 현대적 감각에 맞는 교육 등을 통해 그들이 불교 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영어로 된 불교 가이드도 만들 것입니다.”

그는 “지구촌 공생회 활동을 동남아 외 미국에서도 펼치는 등 커뮤니티를 위한 봉사도 강화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연합회는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노숙자들에게 잠바를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꾸준하게 전개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욕심 내지 않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믿는 그는 매년 윌셔 이벨 극장에서 개최해 온 ‘석가탄신일 봉축법회 및 예술제’의 장소 변경도 고민 중이다. 대관, 음향 시설 대여, 한국 강사 초청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 실질적인 도움이 가는 곳에 써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인 까닭이다. 물론 효도관광, 골프대회 등의 좋은 사업은 계속 잘 계승해 나갈 예정이다.

만성 스님은 “사찰들이 행사 분담금을 자발적으로 내는 등 잘해 왔지만 연합과 협력에 좀 더 힘써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1958년 경남 고성의 문수암에서 진혜명 스님을 은사로 수계 득도하여 승려생활을 시작한 후, 해인사 전문강원 등에서 수행했다. 또 청담 스님의 손상좌로 불교정화운동에도 동참하고 성철 스님, 효봉 스님, 호명 스님, 석주 스님 등 당대의 큰 스님들을 모시고 수행지도를 받았다. 1978에는 군 법사로 입대, 중령으로 예편하기까지 11개의 군 법당을 창건했으며, 서울 도선사에서 운영하는 고아원원장으로 7년간 재직하며 세운 공로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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