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서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종교가 없는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회 신뢰도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8.3%가 불신한다, 33.3%가 불신도 신뢰도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신뢰한다는 18.4%에 불과했다. 신뢰하는 종교는 가톨릭 35.2%, 불교 31.1%, 개신교 18% 순이었고, 호감도는 불교 31.1%, 가톨릭이 29%, 개신교 20.6%로 모든 조사에서 개신교가 꼬리를 차지했다. 응답자들은 개신교가 신뢰를 받기 위한 선결 과제로 지도자의 말과 행동 일치(42%), 다른 종교에서 대한 관용(25%), 사회봉사(11.9%), 교회 재정의 투명성 (11.5%) 등을 꼽았다. 개신교가 신뢰를 받기 위한 사회활동으로는 봉사와 구제가 47.6%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윤리도덕실천운동 29.1%, 환경사회운동 12.5% 순이었다.
이는 한국의 경우다. 그런데 미국에서 같은 조사를 한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필자는 신년 벽두 호루라기 난을 통해서 우리 교회가 잘하고 있다는 신나는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싶었는데 어두운 이야기를 먼저 하게 돼 마음이 무겁다.
한국의 개신교는 교육과 문화, 계몽운동으로 근대사에 크게 이바지했고, 일제 강점기에는 3.1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민사에 있어서도 초기 하와이 한인 교회는 한인들의 신앙을 북돋우며 조국의 독립운동을 적극 도왔다. 그리고 지금도 교회는 한인 사회의 중심축으로써 사회적 모든 면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인구 200여만과 교회 약 4,000개를 헤아릴 만큼 커진 한인사회는 지금 미국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을까? 미 주류사회가 우리 한인사회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오래된 이야기지만 시카고 트리뷴지가 주류사회를 상대로 소수민족 호감도 조사를 한 일이 있었는데 그때 한인들은 조사대상 50개 민족 중 40 몇째의 끝자리를 차지했다. 그 후 한인 사회학자 2명이 조사한 바로도 한인들은 여전히 아시안 중 제일 낮은 위치에 있었다.
미국인들에게 한인들은 정직하지 못하고 공중도덕을 잘 안 지키고 약자를 깔보고 이기적이며 폐쇄된 집단으로 비치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인이 절반이 넘는, 교회 중심의 한인사회가 왜 이런 모습으로 비치고 있을까?
과연 지금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을 살고 있을까? 교회 재정은 얼마나 투명하며, 사회봉사와 구제는 얼마나 잘하고 있을까? 지면관계로 오늘은 위의 질문 중 교회의 신뢰도를 높이는 사회활동으로서 봉사와 구제 한 가지만 언급해 보려고 한다.
통계적으로 한국의 개신교는 어느 종교보다 구제와 사회봉사를 더 많이 하고 있다. 그런데도 사회는 왜 개신교를 낮게 평가할까? 그것은 사랑하고 섬긴다는 말의 성찬에 비해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 비례적으로 적기 때문 아닐까? 그렇다면 한인교회의 구제와 사회봉사 활동은 과연 어떨까? LA 기윤실이 몇 년 전 건강교회 포럼에서 교회 재정문제를 다룬 일이 있었다. 당시 조사에 의하면 교회가 구제와 사회봉사비로 사용하는 금액은 평균 전체 재정의 2%에도 미치지 못했었다.
현재 한인교회 교인들은 1년에 성인 1명당 약 2,000달러를 교회에 헌금하고 있다. 미국 교인 1명의 교회 헌금 600달러와 사회 기부금 1,000달러의 합계 1,600달러보다 많은 액수다.
이토록 한인들의 기부금은 교회에 집중되고 있다. 이 귀중한 헌금을 한인교회는 어디에 쓰고 있을까? 물론 필요불가결한 교회 건축비와 다른 경비로, 특히 선교비로 많이 쓰는 것으로 믿고 싶다. 그러나 한인 사회와 교회가 모범 커뮤니티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이웃과 미국 사회를 섬기는 일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용석 (LA기윤실 실무 책임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