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경기는 없다

2009-01-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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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희(뉴욕시 교육국 학부모조정관)

요즈음 여러 업소를 가보면 유난히 눈이 띠게 사람이 많고 붐비거나, 아니면 파리를 날리고 있든지 두 가지 형태로 나뉘어 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며칠 전 작은딸과 그의 친구와 같이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몰에 가게 됐다. 조금 돌아다니다가 시장기가 돌아 여기저기 어떤 것을 먹을까 하고 다니다 보니 유난히 한 곳만 북적거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자세히 보니 파는 음식을 잘게 썰어 지나가는 사람 모두에게 한 조각 씩 샘플로 먹여 보이는데 먹어본 사람의 거의 반은 그 집에서 음식을 먹고 그 옆에 있는 다른 음식 코너는 그 집이 잘 되는 광경을 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지난 가을 월가의 붕괴가 있은 후에 미국친구들이 좋아하는 중국 부페 식당엘 가게 되었는데 12달러 99센트 하던 런치를 6달러 99센트로 싹 뚝 잘라 반 가격을 받았다.


사람이 하도 많아 15분이나 기다려야 했고 전례 없이 합석까지 해서 먹게 되었다. 비싼 새우나 고기 같은 비싼 재료를 쓰는 메뉴가 줄긴 했어도 가격으로 볼 때 아주 먹을 만 하였다. 얼마 전 그곳엘 다시 한 번 갈 기회가 있어 갔더니 장사가 잘 돼 많은 메뉴들이 복귀되었고 여전히 북새통을 이루었다.

삶의 과정에서 누가 내게 시큼한 레몬을 주면 그것으로 레몬 쥬스를 만들면 되고, 파도가 오면 그 위에 굳게 서서 써핑하면 된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장사가 잘 되고 편안 할 때 오지 않고 막막해서 뚫고 나가야 할 때, 또 절망적일 때 저장돼 있던 지혜와 아이디어의 문이 열린다. 불경기는 곧 지나가게 마련이다. 입으로 불경기 불경기 하면 정말 불경기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성경의 구약 시편 37편 19절에는 환란중에도 부끄럽지 않고 기근 중에도 풍족하리라는 구절이 있는데 나는 이 경구를 꼭 잡고 불경기를 우산 쓰면 비 안 맞듯 피해서 지나가고 있다.우리는 반공 훈련에다 학교 교실에서 옥수수 빵을 배급받고 계란 후라이 싸오던 사람은 부자였던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다. 남자들은 전방에서 겨울에 보초 설 때 생각하면 되고 여자들은 엄동설한이던 설 전날, 어머니 심부름으로 떡 한말 머리에 이고 방앗간에 가서 가래떡을 빼서 이고 돌아오던 시절을 생각하면 된다. 손발이 꽁꽁 얼고 목은 너무 추워 자라목같이 됐던 그 때를 생각하면 어떤 어려움도 감내하지 못할 것이 없다.

어려울수록 더욱 강해지고 열심히 하고 부지런히 해서 지금의 이 시련을 자신의 복된 미래를 위해 개발하고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 영어, 스페니쉬 등 가릴 것 없이 지식을 많이 흡수해 발전하는 기회로 삼자. 성공과 행복의 찬스는 모두 나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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