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은주의 공간 연출- 앤틱과 디자인이 만날때

2009-01-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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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분야에서 크리스마스와 새해라는 말에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 중의 하나가 앤틱(antique)이다. 정감 있는 오래 된 가구들 사이에서 은은한 촛불 아래 가족들이 모여 있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평화로운 풍경이지 않겠는가.

여기서 앤틱은 단순히 오래된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낡고 오래된 모든 것이 반드시 아름다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앤틱이 디자인을 만나면 오랫동안의 세월의 흔적이 새로운 테마로 재탄생하게 된다.

앤틱은 공간 전체의 디자인에서부터 가구, 소품에 이르기까지 인테리어에서 매우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 그렇다면 앤틱이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살펴보자.


첫 번째는 당연히 앤틱 자체가 디자인의 엘리먼트로 사용되는 경우다. 이럴 경우는 사람들의 심성 저변에 깔려 있는 옛 것에 대한 향수를 직접적으로 만족시켜 줄 수 있다.

두 번째는 앤틱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것이다. 전체적인 디자인 컨셉을 앤틱으로 잡고 인테리어 장식 요소들의 통일성을 추구하여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물론 적재적소에 그에 걸 맞는 앤틱 제품들을 배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작업들이 말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각각의 앤틱 제품들이 가지고 있는 시대적 배경과 특성들을 조화시켜 전체적인 이미지의 통일성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안목과 시간적 투자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또 앤틱을 활용한 인테리어라고 해서 모든 것을 앤틱으로만 구성할 수는 없다. 만일에 그래야 한다면 인테리어를 할 게 아니라 옛집을 그대로 복원해 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인테리어는 앤틱과 현재가 공존하고 조화를 이루며 합쳐져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는 일을 담당해야 한다.

이때 앤틱에 대한 이해와 현재의 디자인에 대한 지식이 결합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집안 곳곳에서 제대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앤틱의 비명소리가 들려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오랜 세월, 삶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채색된 나무가구는 그 세월의 깊이 만큼이나 넉넉하고 여유로운 자태를 간직하고 있다. 광채는 빛나되 번쩍거리지 않고 질감은 은은하되 경박하지 않다. 이런 모든 것들이 각자의 모습으로 빛을 발할 때 앤틱 인테리어는 궁극적으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훌륭한 가교 역할과 함께 공간을 향유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안식하게 하는 것이다.

테라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 (213)484-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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