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통의 시절’ 건너 올해는 ‘회복의 기운’ 이

2009-01-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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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부동산 부문별 전망

지난 한해 부동산 시장은 주거용, 상업용 가릴 것 없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경제 침체까지 겹쳐 고통은 더 컸다. 올해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보다는 나을 것으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기대한다. 여전히 위태롭지만 서서히 회복으로 가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 새해 부동산 시장이 새로운 활력을 찾고 빠르게 회복의 길로 들어설지 아니면 계속 고전할지는 새해 경제와 고용에 크게 달려 있다. 분야별로 주요 변수와 전망을 알아보자.


급락세 진정 안정 기미… 경제·고용이 관건
오피스 시장 공급 늘어나 내년 본격 회복
주 수요자인 금융 서비스사 살아나 고무적
주택은 이르면 봄부터… 매입 호기 잡도록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


부동산 중에서도 특히 상업용 부동산은 전체 경제 사정에 직접적으로 영향 받는다. 고용이 살아나고 개인 소비가 늘어 경제가 성장하면 상업용 부동산도 자연 수요가 증대된다. 새해 경제 소생 여부에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앞날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업용 부동산 관리사인 커쉬먼&웨이크필드의 CEO 브루스 모슬러는 경제가 어려워 조기 회복 기대는 무리지만 지난해의 급락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고용 감소가 2분기까지는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오피스 시장의 조기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기업은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을 줄이고 오피스 임대료를 줄이기 위해 애를 쓸 것이다. 사무실 통합이나 더 나은 조건으로의 리스 갱신, 렌트가 저렴한 곳으로의 이전이 증가할 것이다. 필요하지 않게 된 스페이스를 서브리스 함으로써 서브리스 공간이 늘어날 것이다. 이런 움직임으로 인해 “오피스 시장의 공급이 증가하여 올해 나아가 2010년까지 렌트를 끌어내리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고무적인 조짐도 없지 않다. 오피스 공간의 주된 수요자인 금융 서비스 업체들이 올해는 안정을 찾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에 오피스 수요도 점차 늘어날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은 현재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9년에 만기가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약 4,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재융자 또는 대출 연장을 받지 못한다면 위기를 맞게 된다. 연방 정부가 나서 크레딧 확대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상업용 부동산 투자사들이 충분한 크레딧을 받아낼지 절대 장담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부동산 급락으로 부동산 신용대출은 거의 얼어붙었다. 만약 상업용 부동산 보유사들이 재융자를 받지 못하거나 자산매각마저 어려워진다면 지불 불능, 차압, 자산 가치 파괴로 사태가 악화될 것이다.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는 현재 연방 준비제도와 재무부가 크레딧 확대를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경제 회복과 함께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소생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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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시장은 공급 증가로 조기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주거 부동산

주택 등 주거용 부동산은 지난해 참혹했다. 스탠다드 푸어스/ 케이스 쉴러 주택지수를 기준으로전국 주요 20개 메트로 지역의 지난해 10월 단독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비 18% 급락했다. 전국 평균이 이렇고 LA를 비롯한 과거 과열 지역의 하락폭은 이보다 훨씬 컸다. 2007년 1월 이후 매달 주택 가격이 쉼 없이 떨어졌으며 하락 페이스도 기록적이었다.

그러나 2009년에는 지난해의 급락 페이스는 진정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마케팅 디렉터스사의 CEO 아드린 앨버트는 “올해는 하락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는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사태가 빠른 기간 안에 진정될 수는 없기 때문에 올해 첫 분기 동안에는 계속 경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불식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주택시장도 2분기는 돼야 회복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독한 불경기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경제 회복이 눈에 보이고 자신감도 살아나 주택시장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 하지만 “빠르면 2009년 봄부터 상방 전환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거의 바닥이 분명하기 때문에 주택 바이어들은 호기를 잡을 수 있도록 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주택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필요하면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현금 및 우수한 크레딧 확보에 만전을 기하라는 당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택을 매입한다면 지금처럼 완벽한 기회도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장은 머지 않아 뜰 것인데 잘 건설된 주택들이 대체비용보다 낮은 가격에 나와 있고 이자율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낮다. 주택 매입의 호기임은 분명하다.


◆소매 상가

국제 샤핑센터위원회 추산에 따르면 2008년 중 5,770개의 리테일 스토어가 폐업, 2007년의 4,603개에 비해 급증했다. 경기 부진은 소매 비즈니스에 직격탄을 날렸다.

스탠다드 푸어스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2분기가 지나야 회복에 들어갈 전망인데 경기회복은 리테일 부동산에도 소생의 기운을 불어넣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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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 상가도 경제가 회복되면서 살아날 것이다.

프루덴셜 더글러스 엘리만 부동산의 리테일, 리싱, 세일즈 부문 회장인 페이스 호우프 컨솔로는 경제가 살아나면 월마트나 TJ 맥스 등 저가 체인이 먼저 일어나고 이어 고가 리테일 스토어도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1월 중순께 미드 마켓 의류 체인 몇 개가 챕터 11 파산신청을 하는 등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지적도 빠뜨리지 않았다.

현재 리테일 부동산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랜드로드에게는 좋은 테넌트로 재편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부진한 업체들을 몰아내고 새로운 컨셉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테넌트들로 채워 넣는다면 거듭날 수 있다. 컨솔로는 고통스런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로컬 몰과 차별화되는 다양하고 우수한 리테일 업소를 갖춘 상가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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