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좋은 인간관계

2009-01-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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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규(훼이스 크리스찬대학 교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한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언제나 대인관계가 형성되고 이러한 대인관계들은 갈등에 의해 긴장되는 경우가 자주 생기게 된다.미국 심리학자인 설리반은 개인적인 퇴행 뿐 아니라 성장과 계발도 타인과의 긴장관계를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다고 했다.갈등은 둘이나 그 이상의 사람들의 양립할 수 없는 견해나 이해 따위로 생기는 마찰이나 불일치를 찾아 대화하고 해결하도록 해 준다는 등의 생산적인 유용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풀이하기도 한다.

그런데 갈등을 해소하고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가깝고 쉬운 접근법은 어떤 것일까.우선 상대방의 좋은 점, 자랑스러운 점을 찾아 칭찬하도록 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남을 칭찬하는데 인색하다. 격심한 경쟁사회에서 자신의 개인적 사회적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상대를 격하하고 폄하해야 마음이 편해진다.현대인은 내적으로 두려움과 불안이 내재하고 있다는데 그래서 자기 취약점은 모른체 하고 남을 흠집 내거나 가십거리라도 만들어내어 불안 심리를 해소하려는 경향을 띄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 다른 개성을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남과 다른 독특한 존재이고 자기만의 특출한 재능이나 능력을 가졌고 개인적인 성취나 사회적인 결실을 이룰 잠재력을 갖고 있다.에릭슨은 인간은 유아기부터 노년까지 평생을 두고 잠재력의 계발이 진행된다고 보았다.우리는 상대의 귀한 재주나 장점을 찾아보고 칭찬하게 되면 칭찬받는 쪽은 더욱 격려가 되어 능력 발휘에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게 되고 칭찬하는 쪽도 상호간 감정의 교통이 더욱 원활해져 인간관계가 끈끈해질 것이다. 우리 속담에 <애꾸도 째보도 제 잘난 맛에 산다>라는 말이 있다. 모두가 자기 프라이드를 갖고 있으니 그걸 찾아 서로 칭찬하면서 서로간의 자존감을 감싸주고 사회인으로서의 역할을 인정해 주면서 인간관계를 지속해 나가면 이 사회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상대방의 의견에 귀 기울여 보자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간의 생각이나 감정이나 관점이 같을 때 보다 틀릴 때가 많다. 사람들마다 살아온 삶의 여정이 다르고 겪어온 환경이 달랐고 교육, 직장, 교우관계, 성격, 체질, 취향 등등 모두 다른데 어떻게 의견이나 감정이 아무런 여과 없이 그대로 남남끼리 수용되기란 힘들다.자신이 쳐 놓은 생각과 감정의 울타리 속에 살아오면서 영글은 자기중심적인 잣대로 상대방의 생각을 저울질하고 평가하려니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상대방이 훌륭한 안목으로 탁월한 견해를 말하고 있는지 모른다.자신만의 고루한 잣대를 잠시 내려놓고 부정하려는 마음을 억누르고 긍정적인 진솔한 마음으로 상대방의 의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상대방 의견의 장점을 수용하게 되어 서로간의 관계가 유연하게 유지될 것이다.

그 다음 인사는 인간관계에서 돈 안 드는 PR방식이다. 인사는 대인관계를 지속시키는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한다. 막혔던 관계도 터주고 소원했던 관계도 되살리게 한다. 우리 한국은 고래로 동방예의지국이라 하여 인사하는 것으로 예의의 근본을 삼기까지 했다. 지나가다 깍듯이 인사하는 사람을 보고 인사성이 있는 사람이라며 호감을 가지고 사람 됨됨이까지 평가하곤 했다.이곳 미국사람들의 인사는 고개를 숙이기까지는 하지 않지만 표정과 제스추어로 진솔하게 마음이 소통되는 서로간의 인사 교환을 볼 수 있다.

다민족이 어우러져 사는 뉴욕시를 벗어난 한적한 도시에서는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낯선 사람끼리도 가벼운 눈인사나 ‘굿모닝’ ‘굿 애프터눈’ 하면서 지나간다. 문화적으로 우리보다 개방되어 있으니 감정의 교류가 쉽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서로 마주치며 인사를 나눈다는 것은 상호간 호의나 존경을 표현하는 정이 흐르는 행동일 것이다.서로 만나 악수할 때에도 상대방의 눈과 마주치며 서로간의 인간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인사하게 된다. 서로 마주보며 반갑게 인사하다 보면 지나간 서운했던 일이나 불만스럽던 일들도 그냥 흘려보내게 되고 좀 더 다친 감정의 응어리도 씻어내고 다시 관계를 시작하는 계기도 될 것이다.
새해부터는 이러한 접근법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을 영위, 갈등을 피하면서 서로간의 인간관계를 더욱 돈독하고 아름답게 꽃피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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