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성탄의 별

2008-12-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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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교회적으로 보면 이제 대강절이 끝나고 내일이면 성탄절을 맞게 된다. 기독교인들은 모두 지난 4주 동안 대강절을 보내면서 이 기쁜 소식이 담긴 성탄절을 기다렸다. 우리는 매일 매일 들려오는 소식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또 쉬지 않고 들리는 각종 소식들로 하루를 마감한다. 좋은 소식이 오기를 기다리는 우리들에게 이번 성탄절에는 각자 기다리고 소원하는 좋은 소식들이 많이 들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성탄의 소식은 비단 기독교인 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축복이요, 기쁨이다.

성탄의 소식은 별을 보고 예수에게 찾아온 사람들로부터 전해졌다. 그 기쁜 소식은 제일 먼저 하늘의 별이 알려 주었다. 별을 보고 제일 먼저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동방박사 세 사람이었다. 이들이 별을 보고 성탄의 소식을 알게 된 것이다. 동방박사들은 본래 페르시아의 점성학자들로 전해진다. 성경에는 그들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별을 보고 그에게 경배하러 왔노라”고. 성탄의 소식은 결국 별을 보면서 시작된 것이다.
우리는 언제부터인지 하늘의 별을 보는 것을 잊고 살아왔다. 밤하늘에 영롱히 비추는 별을 쳐다본지도 오래 되었다. 하루하루 삶에 매여 각박한 마음에 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여유도 없이 지내왔다. 예수의 탄생은 별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성탄절에는 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마음의 여유를 찾아야 하겠다. 요즘같이 경제적으로 힘들고 답답한 시기에는 하늘의 별을 보는 마음이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하다.


별은 ‘하늘의 보석’으로 불리운다. 캄캄한 밤에 영롱하게 빛나면서 서정과 낭만, 그리고 풍요와 안정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별은 대략 6000개에 달한다고 한다. 어릴 적 우리는 밤하늘에 별을 바라보고 별의 숫자를 세어보며 미래와 자신에 대한 인생을 설계하곤 하였다. 별이란 존재는 인간에게 꿈을 심어준다. 별은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별은 인간의 역사, 심지어는 개개인의 모든 삶의 역사를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변함없이 하늘을 지키며 그 공간을 채우고 있다.

별은 또 나침반처럼 방향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길을 잃었을 때 별을 통해 길을 찾아 가는 방향이나 목적지를 알게 된다. 아기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 말구유로 동방박사를 인도한 것도 별이다. 나폴레옹이 생전에 치른 60번의 큰 전쟁 가운데 두 번의 전쟁인 모스크바 전쟁과 워털루 전쟁은 늦게 일어나 새벽별을 보지 못해 패했다는 일화가 있다. 새벽별은 그에게 영감과 지혜를 주는 별이었기 때문이다. 별은 영어로 스타(STAR)이다. 연예인들이나 성공한 자들을 가리켜 스타라고 부른다. 별처럼 빛
난다는 의미일 것이다. 별을 보는 자는 진정한 스타가 될 수 있다. 가정에서 스타, 우리가 속한 직장이나 단체, 혹은 사회에서 스타가 되는 것이다. 별을 보는 마음은 그의 인격을 빛나게 해준다.

우리가 별을 보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한다. 별을 본다 함은 그 사람의 근면함과 새벽을 가르는 공기처럼 신선하고 깨끗함을 말해준다. 새벽 일찍 직장으로 갈 때 하늘을 바라보라. 어둠 속에서 영롱하게 비추는 별처럼 우리 자신의 삶도 아무리 어두운 현실이라도 꺼지지 않고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별은 또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그리고 부드럽게 해준다. 별을 보는 자의 마음이 원망이나 불평, 남을 미워하고 시기하고 투기하는 마음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별 보기를 즐겨하는 사람들은 긍정적인 생각과 감사의 마음으로 채워진다. 이런 생각과 마음이 그를 스타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분주한 연말연시, 경제적인 환란과 어려움 가운데도 이번 성탄절은 성공적인 새 날을 위하여 하늘의 별을 보면서 새로운 비전과 다짐을 해보는 여유를 가져 보자. 어둠을 밝히는 영롱한 별처럼, 별을 보고 성탄의 기쁜 소식을 접한 동방박사들처럼 하늘을 바라보자. 성탄의 별, 그 별의 축복이 우리 모두에게 임하는 그런 기쁜 성탄절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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