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성탄절과 세모에 훈훈한 소식들

2008-12-23 (화)
크게 작게
섭씨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한파가 몰려오니 가뜩이나 경기도 어려운데 마음마저 춥게 느껴진다. 이럴 때는 정말 산타 크로스가 가계부도 풍성하게 해주고 마음도 훈훈하게 녹여줄 따뜻한 선물이라도 잔뜩 가져다주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다행히 한인사회에는 춥고 어렵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인사회를 따뜻하게 녹여주는 온정의 손질과 행사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홈레스를 비롯, 노인단체, 그리고 장애인단체 및 각종 봉사단체 등에 뜻있는 독지가나 단체들의 관심과 후원이 잇따르고 있어 영하의 추위가 그렇게 춥지만은 않아 보인다.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열리는 각 지역 향우회 및 학교 동문회 송년파티도 예년에 비해 훨씬 검소해진 분위기를 보여 어려운 시기에 매우 적절한 모습으로 비쳐진다. 이들 단체들은 모임의 장소를 값비싼 연회장 보다는 집이나 조그만 장소 등을 빌려 만남의 취지에 맞게 아주 건전하고 실용성 있는 모임으로 탈바꿈해 보였다.

적지 않은 동문회 단체에서 후배 및 회원자녀를 위한 장학금 수여 행사를 마련, 어려운 때 뜻있는 프로그램으로 다른 단체에 건설적인 본보기가
되고 있다. 특히 외로움과 소외감을 많이 느끼는 노인들과 장애인들을 찾아보는 연말의 풍경은 아직도 우리 사회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어둡지 만은 않음을 보여주었다. 이를 위해 열린 각종 기금모금 자선 음악회는 불경기로 꽁꽁 얼어붙은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었으며, 불경기에 찌든 세모의 분위기를 환하게 비추는 사랑의 불빛이 되고 있다.


정부의 복지기금 감축 소식이후 이들 기관에 전달되는 한인들과 한인교회들의 성금 및 기금마련 노력은 사랑이 점차 메말라가는 우리 사회에 사막의 한 줄기 오아시스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나눔의 계절이요, 사랑의 계절로 일컬어지는 연말의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다. 25일은 온 인류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며 기쁨을 나누는 성탄절이다. 이날은 종교인은 물론, 전 세계인이 이 세상에 가장 미천한 존재로 태어난 예수의 근본 가르침인 ‘사랑’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사랑에 대한 실천을 생각하면서 보내야 한다. 연말에 온정이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녹이는 것도 이 계절엔 이런 의미가 들어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많이 피어나는 것
이다.

사랑의 실천은 비단 12월 성탄절이 들어있는 연말에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어려운 이웃이나 봉사기관 등을 돕는 사업은 연중 내내 우리 모두가 나서서 해야 될 일이다. 그런 점에서 해마다 돌아오는 성탄절은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매우 깊다. 가정과 이웃, 커뮤니티를 하나로 묶는 ‘사랑의 실천’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