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유대인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

2008-12-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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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낫소카운티 정보기술국 부국장/KAPAC 회장)

가끔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타민족에 대해서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대표적인 경우가 유대인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다.어쩌면 우리가 많이 닮고싶은 커뮤니티라서 그런지 전혀 사실과는 거리가 먼 인식들을 가지고 있다. 많은 경우에 보면 이와같은 오해는 미국의 정치제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일부 단체들이 언론을 통해 잘못된 지식을 전달하여 비롯된 경우도 많이 있다.마치 미국을 유대인 커뮤니티가 쥐락펴락하고 있는 것처럼 잘못 알고 있다.

물론 인구의 숫자에 비해 유대인 커뮤니티가 많은 정치인을 배출하였고 또한 AJC, AIPAC 등 정치력 신장 단체들의 노력으로 이들의 정치력이 신장된 것은 사실이다.그렇지만 버락 오바마와 존 매케인이 AIPAC에 와서 친이스라엘 발언을 한 것을 이들이 마치 유대인 커뮤니티에 항복이라도 한 듯이 글을 쓰고 또 보도하는 것은 대단히 미국 정치를 오해하여 생긴 일이다. 정치권은 항상 그렇게 제스처를 보내서 표와 돈을 얻는 것이다. 그렇지만 실제 이슈에 들어가서 그가 연설한 그대로 행동해 주기를 기대한다면 이는 정치를 잘 모르는 경우이다.


지난 6월 피터 킹 연방의원을 위한 정치자금 모금 파티를 했을 때, 피터 킹 의원은 약 한시간도 넘게 한미간의 역사적인 동맹관계와 한국이 미국을 위해얼마나 위대한 동맹국인가에 대해서 역설했다. 하도 친한국 발언을 하여 나 스스로 의아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연설 내용대로라면 피터 킹 의원은 마치 한인사회의 최고의 대변인이며 수호자로 느껴진다. 그러나 그가 막상 이슈가 나타났을 때 연설한 대로 행동하리라 기대한다면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이다.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이지 일부 로비단체가 영향력이 있다고 정치의 근본을 움직이는 것은 결코 아니다. 엄연히 공화, 민주 양당이 있어서 양당의 이해관계와 행정부와의 협조가 모여져서 정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단지 경우에 따라 빨리 움직이면 그 내용이 크게 양당의 이익에 반하지 않을 경우에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유대인 커뮤니티도 내부적으로 한인 커뮤니티처럼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으면서 근근히 그들의 정치력을 이어오고 있다. 내부적인 분열도 어느 커뮤니티 못지않게 심하고 또 특히 미국 태생의 유대인들은 그냥 이름만 유대인일 뿐 그들이 이스라엘과의 문제나 또는 유대인 커뮤니티를 위해 별로 협조를 하지 않아 많은 애를 먹고 있다는 고충을 유대인 커뮤니티 지도자들로부터 듣고는 한다.

미국 정치에서 정치자금이 많은 영향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로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는 못한다. 그만큼 미국 정치는 다양하고 또 아직 맑은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유대인 커뮤니티가 많은 돈을 사용하여 애를 쓴다고 해도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또 절대로 못하는 일도 너무나 많다. 가끔 유대인 커뮤니티의 힘이 필요해서 연락을 해보면 이들도 간신히 필요한 만큼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 뿐, 우리가 생각하듯 전화 한 통화로 모든 일을 다 끝내는 그런 입장은 아니었다.

반가운 소식은 한인사회가 성장하여 이제는 생존의 단계를 벗어나서 무언가 미국을 위해 공헌하고자 정치권에 관심을 보이는 일이다. 문제는 관심이다. 모든 한인사회가 정치에 참여에 관심을 가지고 힘을 모으고 꾸준히 노력하여 가면 우리도 어느 커뮤니티보다 큰 정치력을 가지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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