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연말모임 옷차림과 대화법

2008-12-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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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현(Jin Image Consulting 대표)

이번 연말에 당신은 어떤 모임이 계획되어 있는가? 사업상의 모임인지 친목 모임인지 목적과 상황에 따라 적절한 차림과 대화거리를 준비해 보자.
간혹 모임의 형식상 ‘드레스 코드’가 요구되는 경우가 있다. 드레스 코드란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지켜주어야 할 일종의 복장 규정이다. 예를 들어 ‘블랙 타이’라면 이브닝 드레스에 턱시도 차림의 전형적인 예복을 말하며, 드레스 코드가 ‘포멀’이라면 남성은 블랙이나 다크 블루, 그레이 계열의 정장에 타이 차림이며 여성은 스커트 정장을 입으면 된다. 최근에는 ‘레드’, ‘트로피컬’처럼 색상이나 컨셉을 정해 그 날의 모임의 분위기에 맞는 나름대로의 드레스 코드를 정하기도 한다.

드레스 코드를 밝혀두면 어떤 옷을 입어야 좋을지 오랫동안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전혀 모임에 어울리지 않는 차림으로 인해 어색해 할 상황도 없어서, 때로는 참석자들에게 부담을 덜어주기도 한다. 형식적이라거나 겉멋으로 여기기보다는 모임의 분위기를 한층 향상시키고 서로에 관한 예의를 지키게 만드는 유용한 방법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대부분의 경우 드레스 코드가 없는 모임이 더 많다.


별도의 드레스 코드가 없는 모임의 옷차림에는 몇 가지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반대로 심하게 소박한 차림은 삼가는 것이 예의다. 화려한 보석이나 밍크로 휘감은 모습, 반대로 방금 일하다 뛰어온 듯한 신경쓰지 않은 차림은 모두 한껏 멋을 내고 온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특히 리더의 경우라면 한 번 더 타인에 대해 배려하는 세심함을 보여주자. 전체적으로 반짝임이 적고 단순한 액세서리를 활용해 정갈하면서도 품위있는 차림을 연출하는 것이 좋다.
여성의 경우에는 메이크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저녁 모임이라고, 또 연말 파티라고 무조건 진하고 화려한 메이크업을 하기보다는 화사하고 밝은 인상을 줄 수 있을 정도가 바람직하다.
연말모임에서 외모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대화거리다. 그동안 쉽게 만나지 못했던 이들과의 자리일수록 가능하면 어두운 일을 상기시키지 않게끔 긍정적이고 좋은 소식을 나누어야 한다. 특히 ‘흰 머리가 늘었다’거나 ‘살이 쪘다’거나 ‘주름이 보인다’는 식의 외모에 관련된 부정적인 언급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나이는 못 속이는데요…’ ‘많이 변했구나!’라는 표현보다는 ‘나이가 들어도 하나도 안 변했는데요…’ ‘어쩜 옛날과 똑 같으세요’ 같은 표현은 누구나 거짓말인줄 알지만 기분 좋은 말이다.

또 너무 민감한 사항도 다루지 않는 것이 좋다. 상대의 사생활이나 자녀에 대한 질문도 필요 이상으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나도 경험해 봐서 다 알아’ ‘건강부터 잘 챙겨, 돈이 뭐 문젠가?’처럼 정도를 넘어선 공
감이나 염려 역시 듣는 사람에게 부담을 준다.누군가의 경사스러운 일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칭찬하고 부러움을 가볍게 표현하는 것 또한 세련된 화법이다. 어렸을 적 친구라거나 아주 친한 사이라 할지라도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는 지나치게 격 없이 대하기보다는 ‘XX사장’ ‘XX선생’처럼 사회적인 호칭을 불러주는 배려도 잊지 말자.

최근엔 건강과 사생활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므로 무리하게 술을 권하거나 억지로 마시게 하는 것 또한 큰 결례에 해당된다.자칫 형식적인 시간으로 보내버릴 수 있는 연말 모임을 이미있는 이벤트로 가져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부부 동반으로 뮤지컬 공연이나 컨서트를 관람하거나 와인, 재즈, 미술 등의 짧은 문화 강의를 청해 듣기도 하고 볼륨댄스나 좋은 강사의 강연을 듣는 등 다양하게 행사를 이끌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생에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2008년의 연말, 당신은 어떤 의미를 두고 누구와 함께 무엇을 이야기하며 보낼 계획인가? 마무리가 좋으면 아름다운 시작을 하기 쉽다. 며칠 남지 않은 날들을 귀하게 알차게 마무리하
며 보내고 진하고 달콤한 내일을 위해 2009년의 첫 캘린더를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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