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어둠 속에 보이는 희망의 싹들

2008-12-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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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는 모두가 즐거움을 나누는 기쁨의 계절이다. 연중 최대 명절인 크리스마스와 겨울 방학, 신정 등 휴일이 몰려 있고 서로 선물을 주고 받으며 감사의 뜻을 전하고 우의를 다지는 때이기 때문이다. 또한 소매 비즈니스 업주들에게는 1년 매상의 절반을 올릴 수 있는 호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올 연말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어느 때 보다 우울한 시간이 될 것 같다. 제 2차 대전 이후 최악이라는 금융위기와 불황으로 곳곳에서 굵직 굵직한 기업과 은행이 쓰러져 나가고 실업자 수는 대량으로 늘어나고 있다. 소매상들의 매출도 월마트 등 일부 업소를 제외하고는 근래 보기 드물게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나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기회복과 관련해 희망적인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우선 7000억 달러의 연방 구제기금이 풀리면서 신용경색이 완화되고 있고,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는 즉시 역시 수천억 달러의 경기 활성화 자금이 투여될 전망이다.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FRB)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거의 무제한으로 돈을 풀 기세다. 이런 천문학적인 숫자의 돈이 돌면 일단 경기는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봐야 한다.
거기다 이번 불황의 근본 원인인 주택시장 가격이 약 20% 정도 떨어지자 바이어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금융시장 안정의 선결과제인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머지않아 가능할 것처럼 보인다.

미주한인사회 입장에서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높은 환율에도 불구하고 무비자 방문객이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이다. 뉴욕 한인 여행업계에 따르면 비자 없이 입국하는 한국인 관광객이 조금씩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만 해도 거의 없던 이들 비율이 12월 들어 눈에 띠게 증가하고 있으며 방학이 시작되는 이달 말, 그리고 내년 환율이 안정되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서 방문객이 몰려오면 관광 관련 업종은 물론, 한인사회 경제전반에 활력소가 될 것이 분명하다.

아무리 사방이 어두운 밤도 언젠가는 지나가고 새 아침의 해가 뜨기 마련이다. 그 시기가 언제인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희망과 끈기를 갖고 기다리면 좋은 세월이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서로 돕고 격려하며 어려운 이 시기를 슬기롭게 넘겨야 겠다. 어려운 중에 이번 연말 한인사회에서 외로운 노인들과 장애인들을 돕는 한인들의 온정의 손길은 이 난관을 이겨나가는 데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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