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열린공간’ 살릴 수 없나

2008-12-1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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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뉴욕 뉴저지 유권자센터 디렉터)

얼마 전 플러싱의 ‘열린 공간’을 사용하기 위해 문의를 하였다. 그곳의 대답은 12월까지만 사용할 수 있고, 내년 1월부터는 사용 신청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왜 그런지는 알만했다. 미국의 부가 반 토막이 나고 1930년 이후 최대의 경제적 공황에 직면하여 그동안 열린 공간을 한인과 지역 공동체를 위해서 사용하도록 내놓았던 한인이 더 이상 유지하기가 힘들어서다.

그런데 이런 상황은 브롱스, 맨하탄, 리틀넥에도 전개되고 있다고 한다. 그중 흑인지역을 위하여 내놓은 브롱스 열린 공간은 그곳의 흑인들이 스스로 운영을 한다는 것이다. 브롱스의 흑인 지역 하면 빈민지역이다. 이 지역에서는 스스로 운영을 하는데, 한인들이 밀집한 퀸즈지역에서는 스스로 운영할 능력이 없단 말인가? 누구나 열린 공간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나 단체들이라면 그 편리함과 중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열린 공간 하나로 인해 한인사회비영리 단체나 개인들의 활동에서
가장 큰 제약이었던 공간과 비용의 문제가 일거에 해소가 되었다. 또한 자라나는 청소년들과 가난한 예술인들이 자신들의 기량을 선보이고 닦을 수 있는 중요한 중심지로서도 활용되었다.


한인들이 가장 밀집해 살고 있으면서도 중심이 될 수 있는 상징이 없었던 플러싱 지역에 이곳은 모임과 상징의 중심이 되었다. 우리 행사에 초대받아 온 수많은 타민족 사람들도 부러워하는 그러한 장소였다. 열린 공간은 그야 말로 만인을 위하여 열어 놓은 만인의 마당이었다. 처음 출발은 한 독지가가 공동체를 위하여 의미 있는 결단으로 내놓은 것이지만 이곳이 정말 공동체 전체가 소중하게 여길 만큼 필요하다면 한인사회 전체가 나서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이를 위해 적어도 한인사회의 리더쉽을 가진 개인과 단체들이 모여서 대책회의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동안 열린 공간을 운영했던 책임자와 한인 사회의 책임 있는 단체와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열린 공간이 어떻게 유지 되었고 유지가 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대책회의를 한다는 그런 소식이 들렸으면 한다. 그리고 보다 희망적으로 회의가 진행되어 한인 사회가 나서서 열린 공간을 운영할 것이라는 그런 기쁜 소식이 하루속히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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