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참된 위로

2008-12-1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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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회계사)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한다. 사업도 힘들고, 그로 인해 가정에도, 자기 자신에도 많은 어려움이 생겨난다. 어디를 보아도 힘들다. 사는 장소를 옮기려 해도, 사업을 바꾸려 해도 뾰족한 길이 안 보인다. 거의 절망에 가까운 심정을 갖게되는 사람들도 많아진다.우리의 염려와 그 근원은 무엇인가? 자녀, 사업, 미래, 이 모든 것들 속에 여지없이 모두 들어있는 것이 있음을 느낀다. 그것은 돈이라는 것을 느꼈다. 돈으로 인한 염려를 빼면 모든 걱정거리의 95% 이상이 사라짐을 새삼스럽게 깨달은 적이 있다.

우리 삶 속에서 돈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결코 경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것을 염려한다고 해서 쉽게 해결될 일도 아니라는 것을 동시에 깨달은 적이 있다. 돈, 물질로 인한 걱정, 근심, 그 중에 안해도 되는 것, 내 주관 하에 있지 않은 것, 그것이 또한 그의 95% 이상임도 깨달았다. 그에 대한 근심을 마음에서 제해 버리자, 거의 모든 염려를 버릴 수 있었던 것 같다.어려운 시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몸과 마음을 굳건히 유지하는 것이다. 걱정과 근심으로 해결될 수 없는 것들로 인해 우리의 몸과 마음이 상한다면 결국 보이지 않는 허깨비에게 우리 자신만 당하는 꼴이다.


돈이 없어 자녀에게 해주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없다면 오히려 그것이 자녀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많은 경우에 그렇다. 어려움을 모르고 자란 자녀들은 고마움도, 성취의 기쁨도 잘 느끼지 못한다. 물질이 부족하기에 더 클 수 있는 우리의 영혼도 있다. 무엇인가에, 우리의 범사에 감사함을 더욱 절실하게 느낄 수 있는 시기도 어려운 시기다.
우리의 삶은 보이는 세상과 보이지 않는 세상이 어우러져 만들어져 감을 느낀다. 보이는 세상이 어렵고 힘들 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이 열린다. 그리고 궁극적이고 진정한 위로는 그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만이 얻을 수 있다.

많은 인기를 누리는 스타 연예인들, 그들 뿐 아니라 수많은 보통 사람들이 우울증, 괴로움 등을 그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누군가에게서 위로를 받고 이겨냈다고 고백한다. 죽음까지도 오직 스쳐 지나는 한 점에 지나지 않는 세계에서 돈, 재물의 의미는 거의 없다.우리의 수고와 염려는 많은 경우에 쓸데없는 것으로 인하여 생긴다. 끝없는 욕심, 자존심, 경쟁의식, 미래의 불안감, 그러나 그것을 모두 버릴 수 있을 때, 그리고 현재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때 우리는 평강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없던 소망도, 희망도 그 안에서 다시 생겨난다.

우리가 찾는 궁극적인 위로는 우리 스스로는 가질 수 없다. 현실이 주는 어떤 것으로도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존재가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영적 만족을 느껴야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그 영의 세계, 우리 생각의 세계, 마음의 세계를 지나 그 위에 존재하는, 현재 살고있는 삶조차도 내려다 보며 관조할 수 있는 그런 곳에서 우리는 잠깐동안이라도 우리가 힘들어 하고 있는 이 삶의 무게를 내려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곳에서 우리는 모두가 하나됨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어깨에 메고, 가슴에 달고 있는 훈장, 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인간됨만을 인식하며, 보이는 삶 속, 깊은 곳에 존재하는 자신의, 가족의, 이웃의, 서로의 영혼을 보고 느낄 수 있을 때 우리는 그곳에서 우리 삶의 근원과 존재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 넉넉하게 이 어려운 시기를 지나갔으면 한다. 연말은 우리의 본연의 모습을 돌아보고 다시 한 번 우리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시간이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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