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우리가 믿을 수 있는 변화를

2008-12-1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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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호(취재1부 기자)

오바마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1,200만에 달하는 미국 내 서류 미비자 사면이 포함된 포괄적인 이민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8년 간 친이민 정당인 민주당 집권 시기만을 고대하고 있던 이민자 커뮤니티는 내년 초 포괄적인 이민개혁이 단행되리라는 높은 기대를 하고 있다.

실제로 연방이민귀화국(USCIS)은 내년 9월까지 영주권 신청서(I-485)와 취업이민청원서(I-140), 시민권신청서(N-400) 등의 처리 기간을 4개월로 대폭 단축시킨다는 계획을 발표, 합법 이민 대기자의 적체 해소를 시작한 상태다.물론 합법 이민 대기자의 적체 해소와 서류 미비자 사면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과거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직접 서류 미비자 사면이 포함된 포괄적인 이민개혁법안을 주도적으로 추진했으나 결국 의회가 이를 반대해 무산된 경험을 봐도 그렇다.


새 행정부에서는 민주당이 의회에서 공화당 보다 많은 의석을 차지하고 있으나 실제로 법안을 혼자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정족수에는 모자란 것이 현실이다. 또한 법안이 의회에서 표결에 붙여진다고 했을 때 모든 민주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질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그렇다면 서류 미비자 사면은 가망성이 없다는 것인가? 결론은 아니다. 미국 내 서류 미비자 문제는 정부로서 절대로 묵과할 수 없는, 반드시 풀어야 하는 숙제인 것이다.내년 오바마 행정부의 출범 이후 포괄적인 이민개혁법안이 어떤 식으로 추진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대대적인 사면이 됐던 영주권 신청 자격 부여가 아닌 임시 합법체류 신분 부여가 됐던 오바마 행정부는 이에 대한 논의를 빠른 시간 내에 시작해야 한다.선거 내내 ‘우리가 믿을 수 있는 변화’를 외쳤던 오마바 대통령 당선자의 의지와 추진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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