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정부패, 왜 근절 못하나

2008-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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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륭웅(공학박사)

얼마 전 조사에 의하면 한국의 청소년 60% 이상이 “10억이 생긴다면 10년 징역살이도 하겠다”고 하였다. 이것은 한국 사회가 얼마나 썩고 병들어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신정부가 들어선 이후 청와대와 주요 공직자들의 재산 신고액은 개인별로 10억이 훨씬 넘는다. 이리 숨기고 저리 빼돌린 재산까지 합치면 신고액의 몇 배가 넘을지도 모른다. 이들의 절대 다수는 평생을 공무원으로 지낸 사람들이다. 봉급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도 겨우 몇 억 정도일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어떤 변명을 해도 모두가 눈 먼 돈을 챙겼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한국의 근원적인 문제는 부정부패하지 않는 자는 출세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부정으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뇌물을 먹여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고, 그러면 더 돈을 벌 수 있고.. 이런 악순환을 끊지 못하면 선진국은 고사하고 다시 후진국으로 떨어질 확률이 높다.한국의 부정부패는 정치권-공무원 집단에서 출발한다. 한국에서 정치한다고 떠드는 위인들이 뇌물 받다 나쁜 짓 하다 걸리면 하는 소리가 “대가성이 없었다” “정치자금이다”라고 오리발을 내민다.


국민의 57%, 기업인의 41%가 한국의 부정부패가 심각한 것으로 생각한다. 기업인의 20%는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며 이들은 그것이 관행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관행이라고 생각하는 이 어처구니 없는 현실, 뇌물의 약 40%는 유흥 접대비로 받는다고 하는데 이는 결국 술 먹고 나쁜 짓 한다는 얘기가 아니고 무엇인가.미국은 어떨까. 10만명 중 3명 정도일까. 미국의 상하원 수는 535명인데 한국은 국토가 1/100, 인구가 1/6 정도이니 한국은 이곳 식으로 따지면 국회의원 수를 6~90명 선으로 줄여야 할까. 이
것을 따지는 이유는 한국의 국회라는 곳이 모든 부정부패의 진원지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고 의원 수를 하나라도 줄이면 도둑질하는 돈도 줄기 때문이라는 순진한 생각때문이다.

미국은 봉급으로 자식 공부 못 시켜서 의원직을 그만 두는데 한국은 돈 벌려고 국회의원이 된다. 나는 한국에 너무나 많은 범죄에 공소 시효가 있다는 것을 보고 다시 한 번 절망하였다. 이런 악법을 만들었으니 사악한 범죄자들은 공소 시효가 끝나기만 기다린다.죄를 지었는데도 잡아넣지 못하는 나라가 한국이다.부정부패를 끊는 방법은 딱 한 가지, 죄 지으면 끝장이라는 결과를 보여주면 된다. 중벌을 가하는 식으로 국회가 모든 범죄의 공소시효를 없애는 것이다.엊그제 신문에는 집에서 어떤 공무원은 펑펑 놀면서 봉급도 받고 또 해외여행까지 간다고 한다. 그런 공무원을 위해 쓴 돈만도 400억원이라고 한다. 서민들은 40만원이 없어 목을 매는데 , 또 누구는 하루 1,000만원짜리 방을 빌리고, 다들 제 정신인가?

나라가 유사이래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 난국을 헤쳐가기 위해서는 국민이 똘똘 뭉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명한 사회, 부정부패가 근절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죄를 지으면 다시는 살아가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의 딸들을, 청소년들을 구하고 나라가 살게 된다.
왜 지금까지 그것을 못했는지, 이 어려움의 밑바닥에는 부정부패가 있다는 것을 왜 모르는지, 그것이 참으로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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