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권 회복의 날

2008-12-08 (월)
크게 작게
이성철(목사/수필가)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라는 인권에 대한 표어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 12월이면 모든 사람들이 성탄절을 생각하게 되는데 추수감사절 이후 성탄절까지의 기간을 ‘대강절’(예수의 강림을 고대하는 절기)이라 하며 이 기간 동안에 ‘인권주간’(대강절 셋째 주일은 인권주일)이 들어있음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왜냐하면 예수의 탄생, 그 자체가 곧 인권 회복의 역사이기 때문이다.인권이란 무엇인가? 인간을 창조한 창조주로부터 받은 인간의 기본 권리인 것이다. 남녀노유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인간에게 가장 귀중한 것은 두말 없이 ‘인권’인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인간이 그 기본권을 박탈 당하거나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최고 수치요, 모멸인 것이다.인간으로서 최고의 영광은 ‘인간다움’인데 인간의 탈을 쓰고서 인간답게 살지 못할 것 같으
면 ‘짐승만도 못한 인간’으로 전락하고 만다.인간 창조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약 6,000여년의 인간 역사 동안에 연출된 인간의 비극의 역사를 돌이켜 볼 것 같으면 형언할 수 없는 참극을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그 옛날 아랍 왕이 사마리아성을 포위했을 때 성 안에 있는 사람들이 굶주린 나머지 자기 자식을 잡아먹는 사례가 벌어졌고 훗날 주후 70년에 로마의 장군 Titus가 예루살렘 성을 포위했을 때 또 한차례 그같은 참상이 연출됐던 것이다.(신28:53-57, 겔5:10 예언의 성취) 인간 상호간에 서로 잡아먹고 잡아 먹히는 가운데 무슨 인권이 있겠는가?


예수가 탄생한 때의 사회상을 보자. 두 살 이하의 어린 아기를 무차별 몰살한 천인공노할 헤롯왕의 만행, 2000년에 걸친 기독교 역사를 통한 끔찍한 박해사건, 히틀러의 유대인 600만명 학살 사건,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인간 생체실험 사건 및 여자 정신대 사건,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집단살인 만행, 그 밖에도 개인적으로 자기 자신의 유익과 욕망을 위해서 상대방의 생명을 마구잡이로 오물처럼 처리해 버리는 인간악 속에 무슨 인권이 존재한단 말인가?

언젠가 한국의 농림부 예산 중 가축 방역비 예산이 가축 한 마리당 평균 3원 꼴이었는데 보건사회부 예산 중 한 사람당 방역비 예산이 4원 꼴이었다니 인간과 짐승의 차이가 겨우 1원 뿐이었다. 어느 부잣집 고양이는 팔자가 너무 좋아 겨울철엔 밍크옷을 입으며 어느 부잣집 개는 너무 잘 먹은 탓에 비대해진 몸의 살을 빼기 위해 헬스클럽에 다녀야 하는 형편이다. 그 정도의 개나 고양이라면 대부분 엄청난 재산상속권까지 보유하고 있음이 예사다. 이에 비하여 근근부지로 겨우 입에 풀칠이나 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그나마 모자라서 끼니를 굶어 허기진 배를 졸라매야 하는 사람은 인간의 기본권을 박탈당한지 이미 오랜 것이다.

그렇게 살 바에는 차라리 지나가는 자동차에 뛰어들어 기백만원의 보상금을 타서 다른 가족들이라도 배 곯지 않고 살게 하는 게 보람되다고 생각해 짐짓 목숨을 던져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세상이니 거기에 무슨 인권이 존재하랴!남이야 죽건 말건 나 혼자만 떼돈 모아 호강하면 그만이라 생각하여 인명을 해치는 유해식품을 만들어 파는 파렴치 악덕 상인들은 이미 그 자신 인간의 자격을 상실한 지 오래인 것이다.지금도 하나님은 인간 세계를 내려다 보고 “사람이 무엇을 주고 자기 목숨을 바꾸겠느냐?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오!” 한탄하고 있다. 인간의 기본권을 회복하는 길은 인간에게 인권을 부여해 준 창조주가 다시 오는 길밖에 없다. 그는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명하였다. 그리고 몸소 그 본을 보여줌이 성탄의 역사인 것이다. 성탄
절은 ‘인권 회복의 날’임을 재인식하면서 맞이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