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메이시 추수감사절 퍼레이드

2008-12-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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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석(뉴욕그리스도의 교회 목사)

메이시 퍼레이드는 뉴욕의 메이시 백화점에서 1924년 이민 첫 세대인 대다수 직원을 위해 행진을 시작했었고 이름도 ‘메이시 크리스마스 데이 퍼레이드’로 명명했었다.처음에는 센트럴팍 동물원에서 빌려온 진짜 동물 낙타, 염소, 코끼리, 당나귀들을 데리고 행진하다가 위험성에 대한 여론을 의식하여 1927년에는 명칭이 ‘메이시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로 바뀌고 대형 풍선이 등장하게 되었다.

그 주인공들은 인터넷, 비디오게임, 만화의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있다.
올해 82회를 맞이한 메이시 추수감사절 퍼레이드에는 1,700여명의 치어리더, 댄서, 가수, 공연자들과 900여명의 광대, 13개의 대형 풍선 캐릭터, 35개의 엑스트라 풍선, 밴드 10개 팀 등이 참가했다. 주변에는 350여만명의 구경꾼이 몰려들고 전세계 5,000만명이 TV를 통해 시청하였다.퍼레이드는 행진이 따르는 열병 또는 축하 행렬로 국가나 도시 또는 집단의 주체성 및 동질감을 촉진시키고 긍지를 높이기 위한 시위이다. 가장 고전적인 퍼레이드는 로마의 개선 퍼레이드로서 정복한 도시의 포로, 동물, 전리품을 늘어세운 행렬은 로마 시민 최대 오락의 하나였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왕후 귀족, 도시 길드가 주축이 되어 도시의 질서를 위해서나 역사의 고비 때 이 행사로 사람들을 일체화시키는 것이 관행화 되었다. 현대의 퍼레이드는 노래, 음악, 춤 등이 따르는 차, 도보, 기마행렬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규격화되어 관객과의 정서적 의사 소통이 엷어지고 있다.축제를 준비한 사람들의 수고를 생각하면 고맙기까지 하다. 캘리포니아에서 온 사람들도 있었다. 전국적이고 또 전세계적이 되었다.
하루의 축제를 위해 많은 것들을 감수한다. 그동안 사고도 있었지만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풍선에 바람을 넣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공과대학생들이 풍선을 만들고 바람을 넣는다. 왜 사람들은 사람들이 여럿이 줄에 잡아든 풍선을 좋아할까? 어느 캐릭터가 앞에 서는가도 관심거리다.우리들은 살아가면서 둥둥 뜨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나 좀 띄워주라고 부탁까지 한
다. 바람이 들어가도 좀 뜨길 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뜨면 인기가 있고 권세가 붙어있는 줄 아는 자가 있나 보다. 떠다니는 풍선을 보면서 나도 언제쯤 떠오를 수 있는가를 열심히 생각해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풍선에 바람이 빠지고 힘없이 누워있는 모습을 또한 볼 줄 알아야 겠다. 어쩌면 허상인 것을 쫓아다니는 우스운 꼴이 바로 우리의 모습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퍼레이드가 끝나면 바람 빠진 풍선은 누구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일년 동안 또다시 창고에 있다가 바람 가득 채우고 나오면 그 때 보자는 것이다. 바람 들어가는 풍선을 따라다닐 것이 아니라 실속이 가득 찬 사람으로 본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그 주인공은 일 년 동안 수고하고 애쓴 우리들의 평범한 자들의 행진 말이다.감사가 어떤 모양으로 표현되었는지 잘 알 수 없지만 그 많은 캐릭터들이 사람들에게 또 다른 바람을 불어넣지는 않는지 사뭇 궁금하다. 보는 퍼레이드에서 함께 하는 퍼레이드가 되어 어울
림과 감사가 절로 나는 신명나는 순간이었다.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늦가을 속에서 더욱 단단해지는 열매가 있고 되어지는 새로운 퍼레이드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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