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사랑의 온정, 한파 녹인다

2008-12-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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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기해 한인사회에 불우이웃을 생각하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어 보기에 흐뭇하다. 땡스 기빙 데이를 전후로 시작된 올해 한인들의 불우이웃 돕기 자선은 매년 이맘때만 되면 뉴욕시 시청 및 미국 홈리스 기관에 하는 사랑의 터키 재단의 터키제공을 시작으로 각 한인단체 및 교회 등의 각종 음식 및 선물제공 등으로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대란의 폭풍과 영하의 혹한에도 불구하고 이런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은 아직도 한인들 사이에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비록 이국땅에 와서 살더라도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불우한 사람들에게 인정을 베풀며 살려고 하는 것은 한국 전통의 미풍양속을 잊지 않고 지켜가며 살겠다는 의지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갈수록 인정이 메말라가는 이 시대에 여간 감동스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요즈음과 같이 모두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나보다 못한 처지의 이웃을 생각하는 자선행위는 삭막한 이 시대에 너무나 아름답고 흐뭇한 이야기다. 한파를 녹이는 이런 훈훈한 분위기는 한인사회가 아무리 어려워도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요, 보이지 않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어려울수록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주고 도와주며 특히 경제적으로 힘든 이 시기에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혹은 육체적으로 고달퍼 하는 한인이나 이웃이 있으면 언제든지 외면 말고 내 일처럼 여기고 돌보아주는 그런 한인들이 되었으면 한다. 연말에는 무엇보다도 병석에 누워 있거나 가족이 없어 쓸쓸해 하는 싱글이나 노인들에게 따뜻한 보살핌이나 위로가 필요하다. 내 가족이 아니더라도 주위에 이런 사람들을 찾아보는 것은 어느 민족보다 따스한 정을 갖고 살아온 우리 한인들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인정이다.


요사이는 한국에서 갓 이민 와 언어나 문화, 제도적으로 잘 몰라 미국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도 적지 않다. 이들에게는 무엇보다 먼저 와서 자리 잡은 동족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들을 돕는 것도 일종의 이웃돕기 운동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어려움은 나누면 나눌수록 반감이 된다고 했다. 이번 연말은 보기 드물게 경제가 최악이다. 이로 인해 어느 때 보다도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 주위에 많이 있을 것이다. 시간이나 정신적으로 또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좀 있는 한인들은 지금처럼 어려울 때 주위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찾아보고 도와주는 그런 뜻있는 연말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남을 돕다보면 마음도 풍요로워지고 평소 느껴보지 못한 뿌듯함도 느낄 것이다.

단체들은 물론, 개인별로도 이번 연말 어려운 가운데서도 남을 생각하는 그런 풍요로운 12월이 되었으면 한다. 지금과 같이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는 어느 때보다도 교계가 활발한 이웃돕기 사랑의 실천을 솔선해 모범을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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