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교회 ‘섬’아닌 ‘다리’ 되라”

2008-12-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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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교회 ‘섬’아닌 ‘다리’ 되라”

오는 8일 북사인 행사와 강연회를 갖는 이민신학연구소 오상철 소장이 최근 발간된 ‘이민신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민신학’ 발간한 오상철 이민신학연구소장

한인사회와 밀착 타 문화권과 단절
주류·흑인·아시안·히스패닉 교계와
‘선교 파트너십’ 맺고 교류해야 발전
목회자·신학생 대상 강연회 8일 개최

이민교회를 튼실하게 성장시키기 위해 이곳에 뿌리를 내린 이민신학이 꼭 필요합니다. 이민신학은 타인종을 아우르며 그들과 더불어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책임지는 세계선교신학입니다.”


이민신학연구소 소장 오상철 목사(51)가 최근 북미 한인교회의 갈 길을 제시한 종합 리포트인 ‘이민신학’을 발간해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책은 코리안 아메리칸의 역사적 사명, 영적 리더십, 이민역사, 이민사역, 신학, 성서, 사회, 심리, 정치 등을 총망라해 논한 저서로 한인 교회의 미래와 차세대 사역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636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으로, 준비와 집필에 약 10년이 걸린 피와 땀과 눈물의 결정체.

오 소장은 저술 목적에 대해 “한인교회가 더 이상 ‘섬’으로 남지 말고 주류사회와 모든 소수민족계를 연결하는 선교적 파트너십을 형성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9년의 탄탄한 이민목회 경험을 갖고 있는 그는 책상물림이 아니라 현장 목회자로서 녹록치 않은 현실과 부딪힌 끝에 심도있는 연구를 통해 이 저서를 완성했다. 그는 준비된 학비 없이 공부하는 동안 청소 등 갖가지 막노동을 하고 간장이 없어 버터만으로 비빈 밥을 가족들과 눈물로 먹는 등 신산한 이민살이를 온몸으로 겪었다.

“1990년초 도미, 유학생 신분으로 지낸 첫 10년간은 이민사회를 잘 몰랐습니다. 한국에 뿌리를 두고 한국적 시각에서 목회를 했기에 계속 겉도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나는 준비된 것 같은데 왜 안 맞을까 고민하던 중 ‘미주 한인교회는 한국과는 완전히 다르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이때부터 그는 답을 찾아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하며 수많은 책과 논문을 뒤지기 시작한다. 영어로 된, 필리핀, 라오스 커뮤니티가 바라본 미국교회에 대한 책도 많이 만났다. 1999~2000년 사이에 읽은 관련서적만도 무려 200권. 10년간 애오라지 ‘이민신학’이라는 한 가지 주제를 붙잡고 연구의 ‘외길’을 걸었다. 뉴욕신학교 시절 흑인 친구들을 사귀고 ‘흑인 신학’에 접한 것은 그에게 그동안의 고정관념이 깨지는 ‘눈뜸’의 경험이었다.

“다문화 사회인 미국에서 우리 한인교회와 주류 교회와 소수민족 교회를 연결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 확신이 ‘이민신학’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되었지요.”

그는 “대도시의 한인교회들은 이민사회와만 밀착해 주류와는 거의 단절돼 있다”며 “이제 4,000여개의 교회와 3,000여명의 교수를 갖고 있는 한인사회는 ‘파워’를 갖고 있는 주류사회와 반드시 교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소장은 광운대학교, 장로회신학대학교, 연세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예장통합 총회교육부 집필위원과 명성교회 교육부 담당목사를 지냈다. 도미해서는 뉴브런스윅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을 수료한 뒤 뉴욕신학대학원에서 수학했다. 국제CCC 본부, 한인신학교 등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이민사역자 네트웍인 ‘코딤’을 창립하기도 했다. ‘로마서성경공부’ ‘7단계 제자훈련’ ‘영성개발 프로그램’ 등 많은 저서가 있다.

한기홍 목사(은혜한인교회 담임)가 이사장, 정인수 목사(애틀란타연합장로교회 담임)가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민신학연구소는 ‘이민신학’ 북사인회 및 이민신학 강좌를 8일(월) 오전 11시 CTS 미주본부(6565 Knott Ave., Buena Park·714-521-8022)에서 개최한다. 한인 목회자들과 신학교 교수, D. Min. 논문을 준비중인 신학생, 선교사 등이 대상이며, 남가주한인교회협의회 한종수 회장(얼바인침례교회 담임)이 서평을 맡는다. 참가비는 30달러이며 예약이 필요하다.
문의 (714)388-2107, www.theKAIT.com
<글·사진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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