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밀크’ (Milk)

2008-11-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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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 (Milk)

하비 밀크가 시 수퍼바이저로 당선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밀크’ (Milk)★★★½

정계진출 첫 동성애자의 투쟁 그려

지난 선거에서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가주 주민발의안 8이 통과된 후유증이 채 가시지 않은 지금 시의에 딱 들어맞는 실화로 잘 만들었다. 30년 전 미 정치 사상 최초로 주요 공직에 당선된 샌프란시스코시 수퍼바이저 하비 밀크의 전기로 기록영화(홈무비와 뉴스필름 삽입)식으로 사실적이요 힘차면서도 차분하게 서술했다.


감독은 게이인 거스 밴 샌트로 그는 격변하는 사회 정치 문화 환경 속에서 자신들을 증오하는 자들에 대항, 단호히 소수의 권익을 위해 투쟁하는 게이들의 모습과 밀크가 개인과 사회에 미친 지대한 영향력을 상냥하고 다정하고 또 깊이와 폭과 이해심을 가지고 묘사했다. 드라마의 높낮이 사이클이 다소 미흡하나 기민한 솜씨로 통찰력 있게 만든 드라마다.

영화는 1978년 11월 수퍼바이저 하비 밀크(션 펜)가 녹음기에 자신의 암살에 대비, 자기의 개인적 경험을 녹음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는 같은 달에 암살당했다.

뉴요커인 하비는 1972년 애인 스캇(제임스 프랭크가 민감한 연기를 한다)과 함께 샌프란시스코로 이주, 카스트로 스트릿에 카메라 상점을 연다. 이 가게를 중심으로 하비와 그의 게이 친구들이 게이 권익옹호 운동을 벌이게 된다. 그리고 카스트로 지역은 게이들의 메카가 된다. 하비는 동료들과 정치 조직을 구성, 시와 주선거 등에 총 3번 출마하나 모두 패배한다.

그러나 그는 계속해 강한 정치단체를 구성, 샌프란시스코의 새 시장 조지 모스카니와 동맹, 마침내 시 수퍼바이저에 당선된다. 그가 선거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유명 팝가수 아니타 브라이언트와 주 상원의원 존 브릭스의 게이들에 대한 권리박탈과 차별정책에 대해 맹렬하고 단호한 저지활동을 벌이는 모습이 감동적으로 묘사된다. 이와 함께 하비에 관계됐던 2명의 가까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하나는 하비의 동거 애인으로 남편의 귀가 늦는다고 칭얼대는 멕시칸 잭(디에고 루나)이요 다른 하나는 하비가 길에서 줍다시피 한 젊은 떠돌이 클리브(에밀 허시). 클리브는 후에 하비 조직의 중심인물이 된다.

하비가 수퍼바이저에 당선된 뒤 그와 함께 모스카니를 총으로 사살한 동료 수퍼바이저 댄 화이트(조시 브롤린)와의 관계가 묘사된다. 가톨릭 신자인 댄은 정치적 문제로 하비로부터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 그를 쏴 죽였다. 당시 48세였다.

볼만한 것은 펜의 연기. 강인하고 두려움을 모르면서도 한편으로는 상냥한 하비의 인물 묘사를 완벽하게 해낸다. 그와 함께 브롤린의 연기도 훌륭하다. 모든 사람들의 영화는 아니지만 준수한 작품이니 관람을 권한다. R. Focus. 아크라이트(323-466-4226), 그로브(323-692-0829), 랜드마크(310-281-8233), 브로드웨이 4(800-FANDANGO #706)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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