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슬럼독 백만장자’ (Slumdog Millionaire)

2008-11-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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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독 백만장자’ (Slumdog Millionaire)

TV쇼 호스트가 자말(왼쪽)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

‘올리버 트위스트’내용 닮은 듯 흥미진진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의 내용을 닮은 듯한 힘차고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작품이다. 많은 다양한 인물과 촬영과 컬러와 음악 그리고 인도의 옛 모습과 요즘 모습을 묘사한 현장감 및 비배우들이 맡은 가난한 꼬마 소년들의 연기(진짜 배우들의 연기와 함께) 등 모든 것이 훌륭하고 재미 가득한 영화다.


소설을 원작으로 영국의 대니 보일 감독이 뭄바이 현지에서 찍었다. 게임 쇼를 이야기 전개의 방안으로 고안한 플롯이 다소 조작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같은 아이디어가 영리하고 교묘하다.

영화는 18세난 자말(데브 파텔)이 경찰에서 인기 TV쇼 ‘누가 백만장자가 되길 원하는가’에 출연, 최고 상금인 2,000만루피를 타게 된 과정을 심문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경찰은 자말이 속임수를 써 우승했다며 구타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자말은 “난 대답을 알았다”고 답한다.

이어 자말이 TV 쇼의 호스트 프렘(아닐 카푸르)의 질문에 대해 답을 할 때마다 이 질문과 답이 자말의 과거의 파란만장한 삶의 경험과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면서 현재와 과거가 계속 교차된다.

뭄바이 빈민가에 사는 자말과 그의 동생 살림은 어릴 때 홀어머니를 잃고 거리의 소년들이 된다. 이들에 합류하는 것이 소녀 라티카인데 자말은 라티카를 이때부터 사랑한다. 영화는 자말의 라티카에 대한 순애보이기도 하다.

셋은 올리버 트위스트의 패긴과도 같은 아이들을 구걸과 범죄용으로 쓰는 범죄자의 고아원에서 살다가 탈출하나 라티카는 붙잡힌다. 이후 두 형제는 타지마할에서의 엉터리 관광 안내원 등을 하면서 거리의 지혜와 생명력으로 험한 세파를 헤쳐 나간다.

둘은 다시 뭄바이로 돌아오나 서로 헤어지면서 자말은 범죄생활을 씻지만 살림은 흉악한 범죄단 두목의 하수인이 된다. 자말은 끊임없이 라티카를 찾고 오랜만에 재회한 살림의 희생으로 라티카를 만나게 된다. 자말의 쇼 출연을 전 인도인들이 보는 가운데 마침내 마지막 질문이 던져진다.
R. Fox Searchlight. 일부 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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