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노던 상권, 이대로 둘 것인가

2008-11-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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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우리의 선조들이 아시아 대륙을 모두 지배했던 시절이 있었다. 단군 때도 그렇고 고구려, 신라, 백제 시절에도 우리는 중국의 거의 모든 지역을 지배했었다. 그런데 이씨조선에 들어서는 고구려 땅의 일부를 가지고 있긴 했으나 그 땅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고 관리를 잘 안 해 중국에 다 빼앗기고 말았다. 한국은 지금 우리나라가 주권이 없을 당시, 일본에 의해 청나라에 엄청나게 많이 빼앗긴 땅을 찾기 위해 ‘간도 되찾기 운동’이 한창이다.

역사가 그럴진대 뉴욕의 한인들도 플러싱에 한인타운을 만들려면 노던 상권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의 노던 블러버드에서 리틀넥, 롱아일랜드, 그것도 모자라 결국 먼 몬탁까지 밀려나 결국 갈데없어 나룻배를 타고 한반도를 찾아가다 물에 다 빠져죽어 버릴 것이라는 것이 이 지역을 바라보는 뜻있는 한인들의 걱정이다. 플러싱에서 자리 잡던 한인들이 지난 10년 전부터 쫓겨나 유니언, 노던으로 밀려나고 있는 현실이 이를 잘 입증해주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메인 스트릿을 중심으로 플러싱 다운타운에 한인상점들이 꽤 있었다. 지금은 겨우 노던 블러버드에 상징적인 건물 ‘코리아타운 플라자’를 전후해 유니언 상가부터 시작, 노던 167가 까지 한인들이 꽉 차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이 지역에 중국계 수퍼마켓이 들어서 중국식 상술인 박리다매 형식의 판매 전략을 펴고 있다. 그런데 우리네 한국 가게들은 가격에서 이들과 경쟁력이 엄청나게 떨어진다. 우리의 주 무대인 노던 불러버드에 물건을 싸게 파는 중국마켓이 들어오니 이제까지 한국가게를 다니던 한인들이 가격이 싼 중국마켓으로 몰려든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가다보면 노던도 자칫 우리가 손들고 쫓겨나는 신세가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렇게 될 경우, 타운은커녕, 우리의 밥줄도 이들에게 내어줄지 모를 판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부분의 한인들은 렌트로 살거나 장사를 하지 땅을 안사 땅주인은 결국 돈만 있으면 무조건 부동산을 사들이는 중국인이 된다는 것이다. 정신적으로는 단결을 하지만 실제로 단결을 못하는 한인들과 너무나 대조적인 현상이다. 마켓이용도 물론, 한인들이 전면에 나서 ‘중국마켓에 가지 말라’ 할 수는 없지만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범위에서 ‘타민족 가게 가지 않기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호랑이는 특성이 아무리 배가 고파도 살아있는 동물을 잡아먹지, 죽은 동물은 먹지 않는다고 한다. 1960년대 먹을 것이 없던 한국의 보릿고개 시절, 똥개들은 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 쥐약 먹어 비실비실한 쥐들을 잡아먹지만 진돗개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절대 잡아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징적인 새로 하루에 수만리를 나른다는 봉황새도 아무리 피곤해도 아무 나무에 앉지 않는다고 한다. 만 리, 2만 리 떨어진 곳이라고 해도 달려가 꼭 오동나무에 앉는다는 것이다. 전설이기는 하지만 한인들이 반드시 교훈을 얻어야 할 점이 있는 이야기라고 본다.

우리타운이 살려면 한인들이 아무리 중국 마켓이 물건을 싸게 판다 하더라도 웬만해선 가면 안 된다. 노던의 기류를 감지한 한 한인이 이 지역의 한국계 대형 마켓의 책임자에게 “나는 당신들이 파는 물건 값이 중국 가게 보다 비싸더라도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상당수 한인들은 중국 마켓을 가고 있다. 이에 반드시 경각심을 갖고 대책을 세우라”고 했다 한다.
놀라운 것은 실제로 노던 162가에 얼마 전 중국계 수퍼마켓이 들어서고 부터는 중국인 부동산 브로커들이 노던 블러버드를 중심, 양 쪽으로 집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한다. 그들은 “당신이 원하는 값을 줄 테니 집을 팔라”고 권하고 있다는 것.

노던을 노리고 나오는 조용하고도 치밀한 중국인들의 전략이다. 이 지역에 분명히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인들의 일반적인 속성은 누가 돈을 많이 준다 하면 ‘얼씨구나’ 하고 팔아 버린다. 그래서 우리 타운이 안 된다. 설사 팔더라도 한인들에게 팔아야만 우리의 것으로 남게 된다. 타민족 중에 제일 두려운 민족이 중국인이다. 중국인들은 한인들이 개발하고 다져놓은 땅을 매입해서 빼앗기 일쑤다. 우리의 역사가 이를 증명해 주고 있지 않은가! 역사 속에서 우리가 잘못된 점은 반성하고 고쳐나가야 되는데 그렇지 아니하고 살게 되면 영원히 밀리고 쫓기는 신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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