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럭서리 초고층·아방가르드… 개성 철철

2008-10-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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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도 인테리어 트렌드

LA 다운타운과 할리웃, 웨스트 LA를 중심으로 고층 콘도 건물들이 늘어나면서 남가주에서도 최근 콘도에 대한 관심이 급증, 호화 콘도 인테리어가 인기 추세를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 부동산협회의 2006-2007 LA카운티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주거용 부동산 매매의 59%가 일반 주택이 아닌 콘도로 나타남으로서 이에 대한 앤젤리노들의 인식과 남가주의 도시 계획 및 생활패턴이 차츰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웨스트우드·할리웃
지역따른 스타일 뚜렷


최근 완공되었거나 현재 건설 중인 고층 콘도들은 주상복합의 개념으로 24시간 영업하는 식당 및 상점과 정원, 수영장 카바나, 와인룸 등 초현대식 시설과 실내장식을 갖추었고, 이같은 흐름에 맞추어 80년대 이전 건설된 콘도들 또한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단행하여 고급스러운 현대식 인테리어를 추구하고 있다.

‘찰리스 엔젤스’ ‘세븐스 헤븐’ 등 TV 드라마의 전설을 만든 제작자 애런 스펠링의 미망인 캔디 스펠링도 할리웃 스타들이 부러워하던 5만6,500스퀘어피트 호화저택 ‘매너’(The Manor)를 시장에 내놓고, 베벌리힐스와 센추리시티 사이에 올해 문을 연 럭서리 고층 콘도 ‘센추리’(The Century)의 최고층 펜트하우스 두 채를 4,700만달러에 구입했다. 크기만으로 볼 때는 콘도 두 채를 합해도 예전 맨션의 1/3도 되지 않는 1만6,500스퀘어피트에 불과하지만, 도시 한복판에서 3에이커를 차지하는 정원, 명상실, 와인 보관 및 시음실, 손님이나 직원 전용 게스트 스윗 등의 혜택을 누리는 편이 혼자서 대저택을 관리하는 것보다 만족스럽다는 것.

스펠링은 클래식한 스타일로 꾸몄던 맨션과 달리 새 콘도 인테리어는 비교적 미니멀리스트 접근 방식으로 모던하게 장식했다.

디자이너 니콜 새서먼은 센추리시티에 위치한 60년대 콘도를 개조하여 새로 건설되는 고급 컨도 못지않게 현대식으로 업그레이드한 경우. 1,630스퀘어피트의 크지 않은 공간에서 욕실을 넓히고, 벽장을 새로 만들었으며, 부엌 또한 커스텀 디자인한 캐비닛으로 단장했다.

도시 정경을 볼 수 있는 유리창은 모두 천장부터 바닥까지 이어지도록 제작하여 방을 넓게 보이도록 처리하고, 바닥 재질 또한 욕실은 유리 타일, 침실과 거실은 어두운 회색 칠로 마무리한 와이트 오크 등 트렌디한 소재를 선택하여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웨스트사이드가 현대식 호화 콘도로 하늘을 향해 오르고 있다면, 할리웃은 자유분방한 아방가르드 스타일이 유행이라고 할 수 있다.

할리웃 전성기의 추억이 남아있는 할리웃과 바인 거리에 위치한 창고식 콘도 ‘브로드웨이 할리웃’(Broadway Hollywood)의 경우, 스튜디오 크기와 스타일의 로프트를 디자이너, 연기자, 음악인 등의 예술가들이 구입하여 각자 개성 넘치는 공간으로 꾸미고 있는 것.


1,000스퀘어피트 로프트를 구입한 배우 이바나 밀리세빅은 페어펙스 디스트릭에서 한 때 유명했던 갤러리와 빈티지 샵 소유자 겸 아티스트인 켈리 콜과 영화 촬영 세트 데코레이터 로브 몬탈바노를 고용하여 여성스러움을 가미한 로큰롤 인테리어를 만들어냈다. 빈티지 가구를 최신 소재로 새롭게 꾸미고 과감한 색상과 장난기 넘치는 소품으로 자유로운 젊음이 한껏 표출되도록 꾸몄다.

같은 건물 내 1,450스퀘어피트를 차지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제니퍼 컬프와 부동산 개발업자 존 호프만 부부의 집은 로프트 특유의 넓게 트인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개방적으로 꾸민 작품.

높은 천정과 파이프, 기둥 등의 스트럭처를 그대로 살리면서 공간이 작은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집 전체의 벽을 하얗게 칠하고 바닥에는 평범한 베이지 러그를 깔아 깔끔하게 유지하면서 고가의 빈티지 가구를 화려한 색상으로 처리하여 액센트 장식으로 사용했다.

LA 출신 얼터너티브 록 밴드 ‘제인스 에딕션’(Jane’s Addiction)의 전 기타리스트 데이브 나바로 또한 브로드웨이 할리웃의 창고 컨도 로프트를 구입하여 개조했다.
늦은 시각 편안히 늘어질 수 있는 라운지 분위기를 추구하면서 밴드 활동 시절처럼 고급 호텔에서 생활하는 기분을 누리고 싶다는 나바로를 위해 디자이너 하이디 톨은 잔잔한 배경 톤에 강렬한 액센트 장식을 사용했다. 검은색 벽, 줄무늬 커튼, 평범한 나무 바닥, 흰색 소파 등 전체적인 분위기를 무난하게 이끌면서 강렬한 빛깔과 디자인의 의자, 샹들리에, 장식품 등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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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소유하는 공간답게 로프트의 트인 느낌을 최대한 살려 개방적으로 꾸민 콘도. 거실과 식당을 구분하기 위해서 같은 재질의 러그 두개를 각각 다른 크기로 구입하여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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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와 영화 촬영장 데코레이터가 개성 있고 자유롭게 꾸민 로프트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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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소유하는 공간답게 로프트의 트인 느낌을 최대한 살려 개방적으로 꾸민 콘도. 거실과 식당을 구분하기 위해서 같은 재질의 러그 두개를 각각 다른 크기로 구입하여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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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할리웃의 1,000스퀘어피트 로프트 침실. 시네마 전성기 시절 할리웃과 바인 거리의 글래머한 추억과 레트로 룩을 적당히 조화시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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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출신 얼터너티브 록 밴드 ‘제인스 에딕션’(Jane’s Addiction)의 전 기타리스트 데이브 나바로가 브로드웨이 할리웃의 창고식 콘도 로프트를 구입하여 개조한 거실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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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이너 제니퍼 컬프는 로프트 공간이 작은 점을 고려하여 벽을 완전히 하얗게 칠하고 대범한 액센트 가구와 소품으로 승부했다. 50년대 의자를 화려한 천으로 수선하여 방 한가운데에 놓았으며, 벽에 붙여놓은 빈티지 의자 또한 색상을 더해 눈에 띄도록 만들었다.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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