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 조국 한국을 바라보니

2008-10-01 (수)
크게 작게
홍순영(보스턴 한미역사문제 연구위원)

지금도 내 어린 시절에 겪었던 일들을 떠올려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에 젖는다. 변변한 라디오나 선풍기, 냉장고도 없던 시절 겨울이면 엄청나게 춥고 여름이면 비지땀을 흘려야만 했던 미개한 시절이었건만 나는 지금의 세상이 내 어린 시절로 되돌아 갔으면 하는 생각을 가끔씩 해본다.

컴퓨터나 텔레비전, 핸드폰과 같은 과학문명의 이기(利器)를 마음껏 누리는 세상이지만 문명의 위력 앞에 인간성 상실이 두렵기도 하고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지나치게 영리해져 가는 세태가 웬지 불안해 보이기 때문이다.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보다는 남을 돌봐줄 사회, 다른 사람을 위해 작은 손해 쯤은 볼 줄 아는 바보스런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내가 바라는 변화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사람이 사회를 지배하고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인간을 다스리는 반대 현상이 오늘의 한국사회 풍조다.


산업화 시대에서 정보화 시대로 변화되는 추세를 적응하지 못해 도태되는 현상이 속출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적자생존의 원리에 의해 사회 변화에 뛰어난 사람만이 살아 남게 될 것 같다.한 마디로 절대 다수를 위한 사회 건설인지, 아니면 이기적인 소수를 위한 건설인지 예측하기 어려운 난제인 것같아 불안하기만 하다.본국사회에서 벌어지는 불안은 사회 변혁의 측면에서도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지만 그보다는 나라를 다스리는 통치권자나 정치인들의 나라를 위한 철학 부재가 불안을 조장하는 원인이 되
고 있다. 변혁의 시대, 국민이 생각하고 바라는 눈높이는 따르지 못하면서 구시대 정치인들의 선동정치를 답습하는 세몰이 정치놀음으로 국민을 다스리려고 하는 정치 지도자들 때문에 나라가 흔들리고 있다. 구시대 정치인들 중에서 진정 본받아야 할 정치 지도자가 몇 명이나 있는지를 따져보자.

모름지기 정치인의 바른 덕목은 청렴성과 도덕성이다. 독재에 항거하고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다고 자랑하는 사이비 정치 지도자들이 아직도 판을 치는 세상이 본국의 정치판이다. 일생을 민주화를 위해 싸웠다는 사람이 어떻게 수 백억원대의 재산가로 돈을 물쓰듯 쓰며 많은 수행원을 거느리고 이 나라 저 나라를 휘젓고 다닐 수 있단 말인가! 불륜으로 낳은 자식을 자기 자식이 아니라고 천륜을 거역한 사람들이 나라의 최고 지도자로 나
선 나라가 본국 사회다. 본국의 정치판이 변해야 한다.

정치판의 변화는 국민들의 의식 변화에서만이 가능하다.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고 있다. 실체도 없는 촛불집회로 탕진된 국력은 누가 책임질 것이며 누가 보상할 것인가. 포퓰리즘이 한국을 망친다는 말이 있다. 한국을 둘러싸고 있는 일본과 중국이 손을 잡고 한국의 경제와 군사력에 제동을 걸고 있는 징조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 베이징 올림픽 개·폐막식에서 보여준 위력을 잊어서는 안된다.

일본의 군사력 증강도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 작은 땅덩어리에서 좌와 우로 갈라져 싸우고 있는 꼴이 한심스럽다. 지나치게 민족주의를 외치기보단 세계화에 눈을 크게 뜨고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 중국과 손을 잡는 선린정책을 펴는 길만이 한국이 살아갈 수 있는 길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