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의 ‘종교편향’사태를 보면서

2008-09-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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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자(간호사)

중생들은 이해와 포용을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런 법문을 들으면서도 한국의 종교편향 사태를 포용하기 어려운 것은 왜일까?

요즘 한국의 고위 공직자들이 개신교 복음화를 위해 자신의 직권을 이용해서까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에 울분을 넘어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공’과 ‘사’를 분별 못하는 국민의 심부름꾼들의 행위를 어떻게 이해하며 또 포용까지 할 수 있을까? 설교시간에 다른 종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그것이 혹 부정적인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정도가 유치하게 되면 자기 자신을 상처받게 하는 결과가 되는 건 아닐런지.


어느 목사가 어렸을 때 할머니 손을 잡고 절에 갔었다는 기억 때문에 부끄럽다고 하는 이야기를 TV에서 본 적이 있다. 또 ‘우리 교회 앞에 절이 생겼는데 저 마귀들을 물리치려면 열심히 기도해야 한다’는 목사의 설교를 들은 적도 있다.

종교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차별성을 두는 것은 한국이 세계와의 행진에서 후퇴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웃을 다치게 하는 것이 ‘복음화’하는 것인가? 최근의 일로 장경동 목사의 뉴욕 부흥회 설교에서 “스님들은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예수 믿고 구원받아야 한다”는 설교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제발 세계를 향한 한국이 독선적인 몇몇 개신교인들 모습 때문에 흐트러지지 않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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