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복이 있나요, 행복한가요?

2008-09-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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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석(뉴욕그리스도의 교회 목사)

여기저기서 도산의 신음이 들리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항상 복을 그리며 살아간다. 유명 연예인이 자살했다는 기사는 마음을 누르는 듯 하다. 100년 이상 갖고 있던 재산이 휴지조각이 되고 아름답고 인기있는 연예인들이 결혼을 하여 부러움을 주었던 시간을 뒤로 하고 우리 곁을 떠나가면서 복이 무엇이고 행복이 무엇인가를 가르쳐 주고 있다.

‘복’이라는 글씨를 여기저기 써두고 복 받으라고 새해를 열지만, 복은 쉽게 다가오는 것 같지 않다. 복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고 선택되어지는 것이라 생각된다. 있을 때는 복이고 없을 때 저주라면 없는 사람이 더 많은 나라에서는 행복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세계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가 이름도 생소한 뉴질랜드 옆의 섬나라 ‘바누아투’라고 한다. 거기에 비해 한국은 32위, 미국은 96위, 러시아는 118위이고 이라크가 121위로 꼴찌라고 한다.


행복지수를 계산하는 공식 중 중요한 부분이 바로 ‘삶의 만족도’이다. 받은 것이 복이고 선택하여 얻어진 것이 복이라면 누리는 것이 행복이다. 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누리지 못해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행운의 네 잎 클로버를 찾기 위해 부지런히 행복이란 세 잎 클로버를 밟아가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행복은 있고 없고가 문제가 아니다.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다. 이 사실은 우리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천할 수 없는 교과서 같은 이야기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덜 가지고 소박하게 사는 삶의 앞으로 가져야 할 것, 이루어야 할 것에 대해 애태우는 것보다 더 낫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행복하게 된다.

행복의 기준도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다. 돈이나 풍요로 살 수 있는 행복도 있다. 행복하려고 돈이 있어야지 돈 있어야 행복한 건 아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장기적 투자로 얻는 행복을 사양하고 당장 느낄 수 있는 행복을 누리기를 원하는 까닭에 집은 없어도 자동차나 오디오나 비쥬얼 시스템 같은 가전기기 만큼은 고급으로 장만한다. 이들은 행복을 매 순간 손으로 만져보듯 확인하고 싶은 세대이다. 현재 손으로 만질 수 없는 행복이 아니면 행복이 아닌 것처럼 가서는 안된다. 영국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하루를 행복하려면 이발을 하라. 일주일을 행복하려면 여행을 떠나라. 일년을 행복하려면 결혼을 하라. 그리고 평생을 행복하려면 봉사를 하라’행복은 쫓아다녀서 얻어지고 누리는 것이 아니라 내려놓고 섬기며 살아갈 때 순간순간 넘치는 행복의 한 복판에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행복은 감사함에서 출발한다. 내가 살아있음에, 주변에 사랑할 대상들이 있음을 생각하며 감사로 발을 내딛을 때 행복은 곁에 서게 된다.
행복은 마음에서 시작한다. 불란서의 영웅 나폴레옹도 세계를 향해 영토를 확장해 나가는 전쟁에서 날마다 승전을 거듭했어도 그도 진정으로 행복했던 때는 며칠이 안 되었다고 가족들에게 고백을 했다고 한다. 반면 헬렌켈러는 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는 장애자였지만 ‘내 인생은 행복과 기쁨의 나날이었다’고 했다.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마음에 있다. 중요한 것은 행복은 내가 느끼는 것만 가지고 누리는 것이 아니라 엄마 품에 아기가 안겨있듯 창조주 안에 거하는 피조물임을 깨달을 때 영원히 행복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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