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기쁨

2008-09-19 (금)
크게 작게
이철우(낫소카운티 정보기술국 부국장/한미공공정책위원회 회장)

보통 연방의원은 차관급 예우를 받는다고 한다. 실제로 롱아일랜드의 유명한 주 상원의원이었던 Michael Balboini가 뉴욕주정부의 국토안보 담당 부장관으로 뽑혀서 들어간 것을 보면 주상원의원은 주정부의 부장관급과 비슷하며, 주 하원의원의 위치는 그보다 한 단계 아래인 것이다.

임명직인 지방정부의 커미셔너는 각 지방정부의 각료급에 해당된다. 따라서 위치도 의원들보다 높고 영향력도 많은 면에서 의원들보다 강하다.
한번은 뉴욕 드라이크리너협회와 임원들에게 시상할 낫소카운티장의 표창장을 찾고자 카운티 본부 건물을 방문했다. 건물을 지키는 경찰에게 담당 사무실의 위치를 물으니 웬 아시안이 나타나서 방을 찾는다고 우습게 보더니 본인이 Deputy Commissioner라고 밝히자 금방 차렷 자세를 하고는 태도가 바뀌어서 ‘Yes Sir’ 하고는 상세히 안내를 해주었다.


얼마 전에는 평소에 친분이 많은 롱아일랜드 이민자연맹의 기금모금 행사에 갔더니 돈을 내려 하자 사양하면서 오히려 낫소카운티를 대표하여 참석해 주었다고 매우 기뻐하며 모두에게 소개하고 또 반겨주었다.이런 의전적인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일단 정부 관리가 되면 같은 동료로 인정이 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만날 수 있고 또 모든 어려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평소에 관심을 갖고 해결해 주고 싶었던 일은 한인 종교기관들이 지방정부의 횡포로 당연히 재산세가 면세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재산세를 내는 것을 면세되도록 도와주는 일이었다.

전에는 무엇을 좀 돕고자 해도 이 친구 저 친구에게 사정을 해서 겨우 정보를 수집하고 또 미팅을 만들려면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모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바로 카운티의 모든 재산세를 부과하고 관리하는 Assessor’s Office의 수장 Harvey Levinson을 만나 본인을 소개하고 ‘왜 한인 종교기관의 재산세가 면세가 안 되는가”’ 알아보았더니 ‘대부분이 면세 신청을 하지 않아 그렇다’며 면세 담당 총책 톰 알바네스를 소개시켜 주었다.더구나 면세담당 사무실이 현재 근무하고 있는 사무실 바로 옆이었다. 톰을 만나 상의해 보니 일단 면세 신청을 하고나서 건물이 종교기관의 명의로 되어 있고 또 실제로 종교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면 이듬해부터는 재산세가 면세가 된다는 것이었다.

이제는 정부기관 내에서 어디든지 마음대로 출입해서 바로 담당자를 만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마음이 기뻤던지 미국정부 기관에 근무하는 많은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특히 이 종교기관은 엄청난 돈을 들여서 전직 카운티장을 고용하고, 또 그의 소개로 엄청나게
비싼 변호사를 고용하여 이 일을 시도했지만 큰 돈을 사용한데 비해서 별로 얻은 것이 없었다. 매번 공청회에 갈 때마다 마음을 졸이며 이들과 함께 참석하고 또 고민했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많이 달라진 상황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이 종교기관이 재산세를 감면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어 매우 마음이 기쁘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