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매케인의 절묘한 손자병법

2008-09-16 (화)
크게 작게
김일호(퇴역 해병장교)

한국에서 살아온 한국인이라면 ‘손자병법’이란 말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말 중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도 더욱 잘 알려진 고금의 명언이다.

2008년 11월은 미국에서 삶을 영위하는 모든 다민족 구성의 미국연방행정부의 수장을 선출하는 달이다.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의 등장은 다시 말해 미국 역사상 주요 정당에서 공식적으로 후보 자격을 확보하게 된 데에는 그만한 배경이 있음을 살펴봄에 의미가 있다고 보아진다.우선 그는 40대 중반의 젊음을 지녔고 우수한 학교의 출신이란 배경을 지녔으며 백인 어머니한테서 태어난 흑인이란 다소 희석될 인종의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금권과 권위주의적인 악습에 침체되어 있는 워싱턴 정가의 정체 현상에 덜 물든 신선함이 돋보인다. 반전주의의 징표로 ‘변화(Change)’란 이미지의 캐치 프레이즈로 너도 나도 못 믿겠으니 이제 새로운 사람으로
바꿔보자는 투표권자들의 심리적 저변의 소망을 앞세워, 많은 여성 투표자들과 보수주의 성향 국민의 소원인 여성 대통령후보 경선자를 따돌리고 뽑힌 후보자임을 부인할 수가 없다.


큰 폭의 차이는 아니었으나 민주당 후보에 뒤처져 있던 공화당의 청중 동원의 전기를 이루어낸 매케인 후보의 새라 페일린 알라스카 주지사의 부통령 지명은 오바마 민주당 진영의 장점을 희석하는데 적잖이 성공했고 많은 여성후보자들의 소망인 여성의 백악관 진입의 초석을 다졌다는 데 더더욱 큰 의미를 부여한다.이러한 분석으로 보아 매케인 후보는 버락 오바마 후보의 장점을 철저하게 파악하고 자기의 약점인 부시행정부의 파병 지지와 현 정부의 연장 정권이란 점을 차별화 하고 이를 불식시키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새라 페일린의 신선하고 젊은 미모의 다섯 자녀 엄마라는 것과 미성년 장녀의 임신도 오히려 모든 여성이 있을 수 있는 사례로 여겨졌고, 다운증후근 막내 늦둥이의 엄마이면서도 주지사의 임무를 잘 수행하는 능력의 소유자로 평가되는 이유로 투표몰이를 역전시킬 수 있음을 본다.

투표권자들의 호감과 인기에 영합코저 위정자들의 치졸한 인기영합 전략을 쓴 것은 비단 매케인의 새라 페일린 주지사의 선택만은 아니고 인기인의 동원이나 인기인의 경로를 거쳐 권력에 접근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어온 게 사실이다. 한국의 김대중 전직 대통령도 마이클 잭슨의 얼굴을 이용해 인기의 보탬을 받은 바 있다.뿐만 아니라 북한의 김정일 일파에게 쌀과 돈, 심지어는 관광의 핑계로 입장권이란 이름을 붙여 현대 아산을 앞세워 국고의 보조 방법까지 동원해서 한국 국민이면 누구나 신비스러운 북쪽 우리 민족의 삶을 보고 싶어하는 식으로 국민의 감정을 건드려 김정일한테 보태주고 북쪽의 우리 민족과 금방 통일이 다가오는양 선동으로 인기를 유지함은 물론, 노벨상까지 거머쥐는 음흉함이 곁들여 있는 사례도 없지 않다.

정치인의 인기 전술은 하나의 용병술과 다름이 없다는 데서 우리는 그 전략을 구사하는 전략자들의 슬기를 간과할 수 없다.거대한 인구를 지닌 미국 사회의 건강은 잘못 선택된 한 사람의 대통령으로 인해 나라가 와해
될 수도 있다는 데서 우리는 거듭 신중한 선택을 하지 않으면 당대는 물론, 후대에도 안정을 유지할 수 없는 중대사임을 소홀하게 여겨서는 안될 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