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진퇴양난

2008-09-1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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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명섭(뉴하이드팍)

내가 1980년 초 이곳에 유학 와서 공부하며, 장사하면서 겪었던 경험에서 볼 때 이야기로만 들어서 직접 느껴보고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의 생각과 많이 다른 점이 있어 몇 마디 하고자 한다.

한인들이 장사할 때 보면 이른 아침 인도 계통의 손님이 첫번째로 가게에 들어오면 오늘 장사는 망쳤다고 하면서 심한 사람들은 소금까지 뿌리는 것을 본 적이 있다.간디, 그는 인도가 낳은 세계적인 영웅이다. 그리고 마틴 루터 킹목사도 흑인사회가 낳은 걸출한 인물이다. 어느 나라, 어느 민족 치고 이렇게 아주 가끔 위대한 인물이 나오지 않았던 적이 있었는가?


내가 맨하탄에서 점심 배달을 하면서 어떤 흑인 손님에게 팁으로 1센트를 받은 적이 있다. 그 때는 미국에 처음 왔던 시기라 이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직접 다민족이 살고있는 지역에서 장사하며 여러 민족의 종업원과 손님들을 겪었지만 정말로 흑인들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더 심했다.

어떤 사람들은 흑인들이 소수민족이라고 우리 동양인을 더 많이 생각할 것이라고들 하지만 정작 흑인들은 아프리칸-아메리칸이 아니라 블랙-아메리칸이라고 생각하면서 소수민족이라고 생각지도 않는다. 그리고 동양인들을 얼마나 대놓고 멸시하는지 분통이 터질 지경이었다. 만약 흑인들의 혜택의 일부를 우리가 받으면 아마도 그들은 지체없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서슴없이 말을 할 것이다.

90년도 초, 뉴욕 시장에 딘킨스라는 흑인이 시장이 되면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얼마나 흑인들이 날뛰었는지, 그 중 하나가 브루클린 처치애비뉴 한국 야채가게 사건이다. 이런 과거를 볼 때 현재 미국 대통령에 출마한 흑인 오바마, 그는 물론 간디나 마틴 루터 킹목사와 같이 훌륭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가 되면 아마 많은 문제가 싹틀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매케인을 찍을 수도 없고, 진퇴양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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