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구 취향 변화… 웹사이트 개설 붐

2008-09-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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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틱 매장 썰렁… 온라인은 북적

고가 상품일수록 실제 물건을 보고 골라야 마음이 놓인다는 것도 이제는 옛말. 시대별로 최고가 물품만을 다뤄온 앤틱 가구점들이 매장보다 인터넷 쪽에 관심을 보이는 성향이 최근 부쩍 늘고 있다.

남가주에서 수십년간 고급 앤틱상으로 알려져 왔던 브루스 그래이니와 리차드 굴드 앤틱 등이 지난해 패사디나와 LA 매장을 각각 닫았고, 올 여름 라브레아의 실크 로즈 갤러리를 비롯하여 할리웃과 웨스트사이드 앤틱 가게 여러 곳이 쇼룸을 정리한 상태.
이와 같은 현상의 원인은 온라인 상점의 폭발적인 성공과 더불어 인테리어 유행의 변화에 따른 앤틱 가구에 대한 수요 감소라고 할 수 있다.
신개념, 신기술, 그리고 세련된 디자인의 모던 가구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앤틱은 차츰 액센트 장식으로 밀려나게 되었고, 그런 인테리어의 유행 변화와 더불어 인터넷 앤틱 상점들의 성공담이 퍼져나가면서 마침내 월드 와이드 웹을 우습게만 보던 전통 앤틱 딜러들까지도 온라인 상점을 기웃거리게 된 것.
남가주 대표 앤틱 업소 중에서도 카너서 앤틱스(connoisseur antiques.com), 터리엔 앤드 컴퍼니(therien.com), 리 스탠튼 앤틱스(leestanton.com), 빅 대디스 앤틱스(bdantiques.com), 리차드 굴드 앤틱스(richardgouldantiques.com) 릭 캐플랜 앤틱스(rickkaplanantiques.com) 등 베벌리힐스, 할리웃, 패사디나의 대표 딜러들이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대대적인 온라인 사업을 펼치게 되었다.
이 같은 온라인 앤틱상의 붐이 시작된 결정적인 계기를 찾자면 단연 2001년 문을 연 1stdibs.com을 떠올리게 된다. 특별한 광고나 마케팅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단순히 입소문으로 앤틱 딜러들이 모여들고 고객들 사이에 알려져, 불과 몇 년 사이에 450개 딜러가 모여 한달 방문객수 100만을 돌파하는 사이트로 성장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무수한 매장을 찾아가 숨은 물건을 골라 살펴보고 흥정하는 것보다 어느 지역에서든 본인이 편한 시간에 수천가지 물건 중에서 취향에 맞는 상품을 골라 마우스 클릭으로 구입하면 현관 앞까지 배달되는 시스템이 편리하고 쉽기 때문. 요즘 온라인으로 매매되는 앤틱 가구 및 장식의 가격은 수백달러부터 수만달러 선. 심지어 10만달러 이상되는 물품도 이따금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다수의 앤틱 매장에서는 시대별 물품만을 고집하지 않고 커스텀 제작된 독특한 현대가구를 도입하여 고가구와 신가구의 이색적인 조화를 추구하거나 온라인 상점과 매장을 연계한 다양한 방법의 고객 유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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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howroom 요즘 앤틱 추세는 방 전체를 한 시대로 꾸미기보다 고풍스런 가구나 소품 한두 가지를 액센트로 사용하는 것. 터리엔 앤드 컴퍼니사의 쇼룸에 진열된 1935년 프랑스 래커 테이블, 왼쪽 벽에 자리한 19세기 마호가니 장 및 베르제르 의자, 그리고 17세기 포르투갈 장식품 등은 모두 액센트 장식으로 쓰일 만한 물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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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bookcase 실내장식의 유행 변화에 따라 앤틱상을 찾는 고객의 발길이 뜸해지자 많은 딜러들이 매장을 정리하거나 축소하면서 인터넷 스토어로 주력하는 현상이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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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French table 남가주를 대표하는 앤틱 딜러 중 하나인 카너서 앤틱 매장에 진열된 19세기 프랑스 가구의 전형적인 아름다움을 담은 테이블. 카너서 앤틱도 매장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온라인 스토어에 많은 기대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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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abinet & table 터리엔 앤드 컴퍼니사에서는 순수한 앤틱만으로 고객 취향을 만족시켜 줄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유러피안 현대 가구를 수입하여 앤틱과 나란히 디스플레이하는 방법을 시도 중이다. 1930년 스타일 이탈리아산 파치먼트 캐비닛과 1980년 프랑스산 연철 유리 칵테일 테이블에 1950년 스위스산 컴파짓 스톤 센터 장식을 함께 꾸며놓았다. 모두 커스텀 제작된 특별한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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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handelier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샤핑 습관은 앤틱 가구에 있어서도 차츰 매장보다 온라인 상점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수 백달러부터 10만달러선까지도 온라인 앤틱 딜러들을 상대로 매매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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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secretaire 1974년부터 유러피안 앤틱 전문 딜러로 라시에네가 거리를 지켜온 터리엔 앤드 컴퍼니사의 매장에 전시된 시실리산 로코코 세크리테어.

<고은주 객원기자·사진 LA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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