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성 바오로 사도를 본받자”

2008-07-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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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2000주년 특별 성년 선포
지정 성지·성당서 기도땐
죄과에 대한 벌 모두 면제

가톨릭교계가 성 바오로 사도 탄생 2000주년을 기념하는 ‘바오로 해’를 맞았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해 6월 2008년 6월28일~2009년 6월29일까지 1년간을 성 바오로에게 바치는 특별 성년으로 선포하면서 그리스도인들이 바오로 사도의 거룩한 영성과 선교 열정을 본받는 가운데 교회의 일치를 위해 노력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방인의 사도’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바오로는 부활한 예수를 만나 회심한 뒤 유대인들의 종교였던 그리스도교를 전도여행을 통해 전 세계로 확산시킨 인물로 신약성경 27권 중 13권을 직접 또는 제자들을 통해 기록했다.

교황청은 이와 더불어 성 바오로 사도 탄생 2000주년 기념 특별 ‘전대사’(indulgentia plenaria) 수여에 대한 교령을 반포했다. 교령에 따르면 신자들은 전대사의 일반 조건(고해성사, 영성체, 교황의 뜻에 따른 기도, 죄를 멀리하겠다는 다짐)을 채운 상태에서 성 바오로를 공적으로 공경하는 거룩한 예식이나 신심행사에 참여하거나 교구장을 맡고 있는 주교가 지정한 교구 내 성당과 성지를 순례하고 기도하면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
전대사란 죄를 뉘우치고 고해성사를 통해 죄를 사함 받은 사람이라도 받아야 하는 죄과에 대한 벌(잠벌)을 모두 면제받는 것. 대사 중에는 벌의 일부만 없애주는 ‘한대사’(부분대사·indulgentiae partiales)도 있다.
대사는 25년마다 교황에 의해 선포되는 ‘정기 성년’과 특별한 이유로 선포되는 ‘특별 성년’ 등을 맞아 교황청이 발표한다.

이에 따라 최근 한인 가톨릭교계도 신자들이 이번 기회를 성 바오로의 본받을 수 있는 기회로 삼도록 교구장이 지정한 순례성당과 성지를 알려주고 전대사 조건 등을 안내하고 있다.

애나하임 소재 성 토마스 한인천주교회(주임신부 김기현)의 경우 성 세실리아(터스틴), 미션 바실리카(샌후안 캐피스트라도), 성 앤젤라 메리시(브레아) 등 오렌지 교구장이 지정한 순례성당 및 성지를 알려주고 신자들의 동참을 장려하고 있다.

교회측은 주보를 통해 “전대사는 모든 조건을 충족시켰을 때 하루에 한 번 받을 수 있고 이미 돌아가신 이들에게도 드릴 수 있다”고 “병석에 있거나 집을 떠날 수 없는 이들은 영적으로 바오로 사도의 해 축제에 함께 하는 마음으로 그리스도인들의 화합을 위해 기도함으로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에서는 바오로의 해를 맞아 1866년 병인박해 때 한국 가톨릭 신자들이 죽임을 당한 절두산 순교성지 성당 등을 찾는 순례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 또 명동 대성당에서 지난달 말 정진석 추기경의 집전으로 바오로의 해 개막미사도 열렸으며, 교구별로 바오로 서간 읽기 및 필사, 바오로에 관한 강좌 등을 준비 중이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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