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눔의 행복- 1-866-625-1950의 비밀

2008-07-0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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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6-625-1950, 월드비전 한국어 무료 전화 번호. 이 번호에는 우리 민족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번호는 바로 한국전쟁이 발발했던 1950년 6월25일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57년전 6월25일, 고요한 주일 아침의 정적을 깨뜨리는 포성과 함께 3년3개월 동안의 한국전쟁은 시작되었습니다. 이념 때문에 부모와 자식이 원수가 되고, 형제가 서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눴습니다. 미국, 소련, 중국까지 개입한 이 전쟁으로 전 국토의 80%가 파괴 되었고, 전 인구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300만명이 죽거나 실종되었습니다. 거리마다 고아들로 넘쳐났고, 도시마다 남편을 잃은 미망인들의 통곡소리가 메아리쳤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 누구도 이들의 고통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은 2차 세계대전 후 독립한 지 겨우 5년 밖에 되지 않았던 신생국가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예수님은 달랐습니다. 소외된 자와 약자의 친구인 그 분은 한국의 고아와 과부들의 통곡소리를 들으셨습니다.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그리고 그 눈물이 젊은 미국선교사 밥 피얼스의 가슴에 떨어져 간절한 기도로 변했습니다. “Let my heart be broken by the things that break the heart of God!”(하나님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들이 나의 아픔 되게 하소서). 이 기도가 미국의 기독교인들의 가슴을 울렸고, 도움이 물밀듯 한국에 전해졌습니다. 고아들에게는 새로운 엄마 아빠가 생겼습니다. 그들이 보낸 사랑은 한국인들에게 희망과 용기가 되었습니다. “한 번 해 보자”는 의지가 되살아났습니다. 그들의 도움을 토대로 파괴된 빌딩이 보수되고, 학교와 교회가 재건되었습니다. 밤늦도록 공장의 기계 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50여년이 지난 오늘, 그 노력은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러내고 세계 12위의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당당히 세계 속의 성공국가 반열에 오른 것입니다. 기적은 기독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전 인구의 25%가 넘는 1,000만명이 기독교인이요, 세계 최대 교회가 탄생하였으며, 무려 2만5,000명의 선교사를 세계 각지에 파송하는 놀라운 기적을 이룩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놀라운 성공을 바탕으로 월드비전 한국은 1991년 수혜국가에서 후원국가로 대변신을 선언합니다. 월드비전의 57년 역사 속에 수혜국가에서 후원국가로 변신한 첫 모델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사랑의 빚을 되갚는 운동을 시작하기에 이릅니다. 2007년 현재, 월드비전 한국은 한 해에 8,000만달러를 모아 세계 아동들을 돕는 나라가 되었고, 이 운동은 월드비전 미국의 코리아데스크를 통해 미주 한인들에게도 퍼져 나가 2007년 현재 3만5,000 어린이 후원, 총 1,500만달러의 후원금을 제공하는 기적을 낳았습니다.


그러나 우리 한국인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놀라운 사건이 50여년전 조건 없이 다가와 눈물을 닦아주었던 월드비전과 수많은 후원자들의 기도와 도움 때문에 가능했음을.

오늘도 전 세계 각지에서 온갖 재난과 기근의 소식이 전해집니다. 그리고 한국어 무료전화 1-866-625-1950이 힘차게 울립니다. 벨소리에는 월드비전과 함께 전 세계 곳곳에 또 다른 한국의 기적이 일어나기를 소망하는 한국인들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져 있습니다. 다시는 되뇌이고 싶지 않은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던 그 번호가 이제는 사랑의 빚을 갚는 자랑스러운 번호가 되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월드비전 한국어 무료 전화에 담긴 비밀입니다.

박 준 서
(월드비전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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