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원티드’ (Wanted)

2008-06-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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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막히는 액션의 연속
온몸의 피가 솟구친다

킬러들의 스턴트와
컴퓨터 특수효과 장관
배우들 연기도 좋아

1,000년의 역사를 지닌 ‘우애단’이라는 이름을 지닌 살인전문 집단의 인정사정없는 표적 살인과 가족 복수를 다룬 액션 스릴러로 시종일관 최대의 볼륨으로 기적을 울리며 최고의 속력으로 달리는 우람차고 사나운 모습과 박력을 지닌 기차의 저돌성을 느끼게 하는 영화다.
그래픽 노블이 원작으로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감각케 하는 엄청난 맥박과 리듬을 지녔다. 영화 속 킬러들처럼 관객을 막다른 골목까지 밀어붙이는 추진력을 가졌는데 터무니없을 정도의 굉장한 액션과 속도감 때문에 호흡곤란을 느낄 지경이다. 스턴트와 컴퓨터 특수효과도 장관이고 액션영화 치곤 멋쟁이 배우들의 연기들도 아주 좋다.
이 영화는 러시아 영화사상 최고 흥행작인 공상과학 공포영화 ‘나이트 워치’와 이것의 속편 ‘데이 워치’를 감독한 카자흐스탄 태생의 러시안 감독 티무르 베크맘베토프의 할리웃 데뷔작. 그의 러시아 영화에서 볼 수 있듯이 베크맘베토프는 시각 스타일이 근육질이요 화려하고 변화무쌍한데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고도의 기술과 예술가의 창조성이 잘 결합된 흥미진진한 오락영화다.
고층건물의 사무실에서 괴한들의 암살을 모면한 X(데이빗 패트릭 오하라)가 사무실의 유리창을 몸으로 뚫고 공중을 인간탄환처럼 날아 건너편 건물 옥상에 착륙, 저격수들을 처치하는 첫 장면부터 대뜸 관객의 멱살을 잡아 쥔다. 그러나 이 싸움에서 X는 커브 탄도를 그리는 사격술을 지닌 크로스(토마스 크레치만)에게 사살된다.
다음 날 전형적인 봉급쟁이인 젊은 회계사 웨슬리(제임스 매카보이)가 마켓에서 물건을 사는데 정체불명의 팔등신 미녀 폭스(앤젤리나 졸리의 등에 가득한 문신이 자극적이다)가 나타나 어제 죽은 X가 웨슬리의 아버지로 그는 암살단체인 ‘우애단’의 뛰어난 킬러였다고 알려준다. 이 때 크로스가 나타나 폭스와 총격전을 벌이는데 총격전은 이어 초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 간의 추격전과 총격전으로 연결된다(벌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액션이다).
폭스는 웨슬리를 요새처럼 생긴 직물공장인 ‘우애단’ 본부로 데려간다. 그리고 이 단체의 두목 슬로언(모간 프리맨)이 웨슬리에게 단체의 성격을 설명한다. 공장에서 짜여진 피륙 위의 감춰진 패턴의 지시에 따라 세상 평화에 방해가 되는 자들을 가차 없이 살해하는 것이 단체의 목적이다. 이어 웨슬리는 견디기 힘들 정도로 가혹한 훈련 끝에 킬러가 돼 슬로언으로부터 아버지의 복수도 할 겸 크로스를 처치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그런데 크로스는 ‘우애단’을 이탈한 낭인 스타일의 킬러.
웨슬리는 크로스를 제거하기 위해 유럽으로 건너가고 웨슬리의 안전을 염려한 폭스가 그의 뒤를 따른다. 마침내 웨슬리와 크로스가 상봉, 달리는 여객열차 안에서 총격전을 벌이는데 이 장면은 온몸의 피를 끓게 만드는 가공할 만한 장면이다. 그리고도 영화는 배신과 복수가 뒤엉키며 한참을 계속된다. 젊은 영국 배우 매카보이(‘속죄’)가 근육질로 몸을 가꿔 액션배우로서 맹활약을 한다. 놀라운 변신이다. 졸리도 액션 스타로서 손색없는 매끄러운 연기를 보여 준다. R. Universal.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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