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 일상, 깨달음- 여호와의 소리를 들으라!

2008-06-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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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성 지진처럼 땅덩어리가 엿가락처럼 휘어지고 늘어나면서 땅의 거민을 다 파묻을 때, 쓰나미가 몰려오며 산채보다 더 큰 파도가 마을들을 집어삼킬 때, 카트리나처럼 아예 한 도시를 물속에 잠기게 할 때 하나님은 도대체 어디 계시는 걸까? 풀리지 않는 많은 질문들이 때로 우리 가슴에 물밀쳐 옵니다.

그것이 심판의 도구라고 한다면 믿음의 식구들은 유월절의 재앙을 넘어가듯 홍수도 지진도 쏙쏙 피해가는 것일까? 그러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믿는 자들이 자연재앙에 모두 무사하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아니 믿음 좋은 사람들도 재앙의 물속에 떠내려갔다는 소식들이 우리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할 뿐입니다. 시편 29편에서 그 답을 찾아보았습니다.

시편 29편 3절을 보면 하나님의 소리가 물위에, 많은 물위에 있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많은 물은 홍수를 가리킵니다. 5절은 여호와의 소리가 백향목을 꺾어 부수신다고 했습니다. 그건 백향목으로 지은 하나님의 전을 뒤엎는다는 말입니다. 더 이상 손으로 지은 성전에 갇혀 계시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7절은 여호와의 소리가 화염을 가르신다 하고, 8절은 광야를 진동하신다고 합니다. 이건 지진의 화염이 지구를 녹이신다는 말일 것입니다. 그리고 9절은 산림을 말갛게 벗기신다고 합니다. 아마도 극심한 한발로 인해 산림이 말라 비틀어진 모습을 그린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해할 수 없는 구절이 나옵니다. 9절에 이런 환난의 날에 주의 백성들이 주의 전에서 “영광, 영광”이라고 찬양을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이건 완전히 제 정신이 아닙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하나님의 영광과는 거리가 먼 모습입니다.

시편 29편은 사람들의 극심한 고통을 말하면서 그때마다 여호와의 소리를 들으라고 애소하고 있습니다. 성경은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날 때 들리는 소리를 ‘여호와의 소리’라고 하는 걸까요? 난리 속에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소리, 신음소리, 굉음 같은 지진의 소리, 산 무너지는 소리, 불타는 소리, 폭발하는 소리 등이 어떻게 여호와의 소리란 말입니까? 그것은 주님이 그런 소리로 노를 발하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연현상을 통해 진노가 담긴 소리를 들려주신다는 말입니다. 모든 자연재해를 다 하나님의 진노로 해석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 모든 것들이 하나님과는 무관하다고 말하는 것은 더 큰 문제입니다. 그러나 시편 29편의 중심은 하나님의 재앙에 맞추어져 있지 않고 재앙 속에서 울부짖는 하나님의 음성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연재해의 소리는 무섭게 듣지만 그것을 하나님의 음성으로 듣는 데는 실패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다음에는 소리를 더 높이시는 것입니다. 재앙 속에서 정작 하나님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그 보다도 더 슬픈 일은 없을 것입니다.

진정한 하나님의 사랑은 여기에 있습니다. 재앙 중에 소리를 발하시며 백성들을 향해 급하게 내려오시는 하나님. 홍수를 타고 백성들을 향해 쏜살처럼 달려오시는 하나님.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영광은 백성의 삶에 돌진하여 오시는 그분의 임재하심입니다. 하나님의 임재는 우리의 편안으로 요새를 삼은 죄의 도성을 엎으시고 우리를 불편하게 하더라도 우리의 심령을 맑게 하시는 그분의 돌발적 나타나심입니다. 폭풍 속에서도 뱃고물에서 푹 주무실 수 있는 평강은 바로 그 분이 폭풍의 주인이시기 때문입니다. 자연의 폭풍과 홍수와 경제적 쓰나미가 계속 밀려오고 있는 이때에 오히려 포효하시며 홍수 타고 오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주님의 영광을 보는 복이 있기를 간구합니다.
여호와 닛시!

김 홍 덕
(목사·조이장애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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