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소테의 멋있는 갱스터 영화
죽음 초월한 듯 시적인 분위기 물씬

프랑스 느와르의 명장 클로드 소테의 멋있는 갱스터 영화로 여기 나오는 갱스터들은 마치 사무라이들처럼 죽음을 초월한 듯이 행동해 진짜 사나이답다. 흑백영화로 시적이요 숙명적이다. 프랑스 갱스터 영화의 주인공들은 무표정하고 무뚝뚝한 얼굴에 과묵하고 줄담배를 피우는데 툭툭 내던지는 대사들이 사뭇 신랄하다. 이들은 살인자들이지만 나름대로 선과 악의 선이 있고 또 인간적이며 다정다감하기까지 하다. 제목은 보험규약의 한 조건을 뜻한다.

이탈리아 밀라노서 10년을 숨어 살던 갱스터 아벨(리노 벤추라)은 귀향을 결심한다. 그는 궐석재판서 사형선고를 받은 처지. 아벨은 아내와 두 어린 아들을 먼저 기차로 보낸 뒤 자기 동료인 레이몽과 함께 파리에서 살 밑돈 마련을 위해 백주에 번잡한 거리에서 현찰행랑을 강도질한다.

둘은 도주해 니스에 도착하나 이 과정서 아벨의 아내와 레이몽이 경찰의 총에 사살된다. 두 아들과 함께 니스에 숨은 아벨은 파리의 옛 친구 3명에게 구조를 요청한다. 그러나 이들은 위험부담 때문에 젊은 갱스터 에릭(장 폴 벨몽도)을 대신 파견한다.

영화의 중요한 맥락은 세대 차가 나는 아벨과 에릭의 우정인데 둘은 티를 내지 않으면서 우정과 의리로 맺어진다. 한편 아벨은 파리에 도착 세 친구들을 만나 그들을 배신자라고 질타한다. 아벨에게 이들은 친구로서의 의무를 저버린 비도덕적 인간들이다.

그리고 아벨은 두 아들의 장차 교육비와 자신의 국외 도주비를 마련하려고 자신의 옛 장물아비를 턴다. 그러나 아벨은 다시 한번 동료들로부터 배신을 당하자 이들을 직접 처형한다. 마지막 장면은 파리 시내를 걷는 아벨의 모습과 함께 그의 운명을 예고하는 내레이션으로 끝난다.

거친 갱스터들의 세계 속에 에릭과 빛나게 아름다운 연극배우 릴리안(산드라 밀로)간의 사랑이 로맨틱한 쉼표 구실을 한다. 갱스터간의 우정과 명예와 신의를 탐구한 군더더기 없는 명화다.
30달러. 17일 출시. Criter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