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칼럼-미국에서 경제의 지휘자는 부동산업(하)

2008-05-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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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험을 위해 공부를 하면서도 나는 LA의 부동산 시장을 향해 촉수를 세워두고 있었다. 결심을 하면 내 갈 길만 가는 성미여서 먼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항로를 늘 생각하듯이 앞으로 전개될 새로운 세계를 그렇게 내다보았다. 그리고 부동산으로 방향을 튼 것이 잘한 결정이라는 확신이 섰다.

‘부동산은 결코 망하지 않는다.’
1987년 12월16일, 나는 마음속으로 그렇게 선언하면서 햇병아리 부동산 세일즈 퍼슨이 되었다. 그 감동이 남다르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니 그 날을 기념하는 것이 나만의 행사만일 수가 없는 것이다.

통계로 보나 나의 경험으로 보나 그때의 판단은 정확했다. 봉급생활자, 의사, 변호사 등은 나름대로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먹고살 만큼 안정된 수입을 보장받고 살아간다. 하지만 큰 부자가 되기는 쉽지 않다.
부동산은 돈이 되는 단위가 다르다. 몇 개월, 몇 년을 단위로 보면 변화가 미미하지만 10년쯤을 주기로 하면 몇 배가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문직 종사자의 경우에도 보수가 그렇게 오르는 경우는 드물다.


그때 내 생각이 옳았다는 것은 캘리포니아 부동산협회(CAR)가 발표한 몇 년 전 자료만 봐도 알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1968년의 평균 주택가격이 2만3,210달러였는데, 같은 주택의 2003년 가격은 그보다 무려 16배가 오른 37만2,720달러로 집계됐다. 또 미국 전국으로 봐도 1968년의 평균 주택가격이 2만100달러였는데 2003년에는 17만달러로 8.5배 가까이 올랐다.

세상에 이렇게 돈이 불어나는 사업은 부동산밖에 없다. 사두면 언젠가는 오르게 돼 있는 것이 부동산이다. 연봉 10만달러 정도를 받는 사람이 연봉을 한 푼도 안 쓰고 다 모아도 1년에 10만 달러밖에 모으지 못하는 반면, 부동산은 1년에 몇 십만달러씩 오르는 경우도 있다.

나쁜 예이긴 하지만, 한국의 대기업이나 세계의 대기업들 중에도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한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맥도널드의 경우, 부동산 가치의 상승으로 더 큰 다국적 기업이 될 수 있었다는 것과 지금의 메이시스가 사들인 로빈슨스메이도 마찬가지였다. 맥도널드가 햄버거를 팔아서 부자가 된 것이 아니듯 로빈슨스메이가 옷가지를 팔아서 부자된 것이 아니었다.

애틀랜타 인근에 가면 ‘와플’이라는 미국식 빈대떡 같은 팬케익(?) 집이 있다. 그것도 건물이 거의 그 회사 소유이다. 그러면 미국도 남부 일대에 혹은 알래스카 등지를 다 사서 부자가 된 나라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얘기다.

캘리포니아가 다른 주와 달리 동양권 문화에 많이 노출된 곳이라는 점에서 지금도 부동산업의 사업성이 있다.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동양과 물리적인 거리가 가장 가깝고 동양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캘리포니아다. 특히 한인들을 비롯하여 동양인들은 부동산을 최고의 재산으로 여기는 경향이 많지 않은가. 캘리포니아에 동양인들의 유입이 계속되는 한, 부동산이 사양길에 접어드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 국경이 없어지고 글로벌이라는 단어가 판을 치는 날은 더더욱 부동산으로 승부를 걸게 된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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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기<뉴스타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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