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증오의 땅에 평화의 씨앗을”

2008-04-2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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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땅에 평화의 씨앗을”

황무지를 푸르른 ‘하나님의 나라’로 바꾸기 위해 팔레스타인 베들레헴에서 사역하고 있는 강태윤 선교사는 “마지막 선교지를 복음화하는 일에 한인 교회들이 쓰임 받기를 소원한다”며 선교센터 건립에 지원을 호소했다.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예수님의 이 말씀을 믿는 그리스도인라면 ‘이스라엘은 선이고, 팔레스타인은 악’이라는 식의 왜곡된 시각을 버리고 그 땅에 평화가 임하길 기도해야지요. 우리가 탈레스타인 복음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그들과 이스라엘 간의 분쟁은 지구촌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유가 고공행진도 그 뿌리에는 중동 분쟁이 도사리고 있거든요.”

1989년 이스라엘의 집단농장 ‘키부츠’를 방문했다가 그 땅에 넘치는 갈등과 증오를 목격한 것을 계기로 팔레스타인으로 부름 받은 강태윤(51) 선교사. 그는 90년 이스라엘로 건너가 예루살렘 대학에서 히브리어를 전공했으며 약 3년 후부터 팔레스타인 웨스트뱅크(요르단강 서안) 지구 내 베들레헴에 살면서 복음으로 팔레스타인의 가슴에 조용히 ‘침투’하고 있다. 예루살렘 남서쪽 8km 거리에 위치한 베들레헴은 웨스트뱅크의 약 11%에 해당되는, 팔레스타인의 완전 자치가 이뤄지는 곳 중 하나. 당연히 주민들의 99%가 무슬림이다.

무슬림 대상 유치원 설립
11년째 성경-기도 가르쳐
건축비 100만달러 예상
종합선교센터 건립 추진
한인 교인들 동참 기대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교단의 파송선교사인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지로 ‘떡집’이라는 의미를 가진 인구 4만의 소도시 베들레헴에서 어린이들에게 ‘생명의 떡’인 예수를 가르치는 것을 필생의 목표로 삼고 사역하고 있다. 그가 세운 유치원인 ‘조이하우스’를 통해서다. 지난 11년간 4~6세 무슬람 꼬마 200명 이상이 이곳에서 공부하면서 성경과 기독교식 기도를 배웠다. 조이하우스는 지금도 어린이 20명의 배움터다.

“첫 3년간 예루살렘의 아랍교회에서 주일학교 사역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유치원을 시작했습니다. 직접 선교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교육선교라는 우회적 방법을 택한 것이죠. 부모들이 처음에는 성경공부를 반대했지만, 유치원 교육이 자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는 허용하더군요. 한국에서 온 목사가 자기 자녀들을 극진히 사랑해 주자, 그들 사이에 팽배한 반기독교 정서가 차츰 누그러지고 있습니다. 지역 리더들과 많은 교분도 쌓았고요.”

그들을 개종시키는 일이 극히 어렵기에, 그의 선교는 ‘달팽이 걸음 같이’ 느리기 짝이 없는 길. 하지만 세속적 성공과는 다른 잣대의 ‘하나님의 셈법’을 알기에, 그는 당장 눈 앞에 큰 열매가 안 보여도 충성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선교 1세대로서 터를 닦는다는 마음입니다. 복음의 마지막 전선(프론티어)에서 싸운다는 각오로 사역하고 있습니다. 2개월간 준비해 이스라엘 군당국으로부터 비자 갱신을 허가받는 일을 매 6개월마다 반복하면서요.”

그는 비자 갱신은 그래도 현지 거주 외국인치고는 까다롭지 않은 편이다. 그가 비공식 한국문화원을 운영하고 있는 까닭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한국문화원장으로 등록돼 있는 그는 문화를 이용해 그들의 마음 문을 열고, 문서 및 영상 선교, 성경보급까지 전개하고 있다.

그는 이제 하나님의 나라 확장을 위해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베들레헴에 선교센터를 세워 한국 교회가 마지막 선교지를 복음화 하도록 돕는 프로젝트가 그것. 그는 최근 성경 룻기에 나오는 ‘보아스의 뜰’ 지역의 450평 땅을 10만달러에 구입했다.

이 부지에 유치원, 한방병원, 문화원, 선교사무실, 컴퓨터실, 청소년센터, 선교사 훈련원, 집회 공간 등이 들어가는 5층 선교센터를 짓는 것이 자다가도 깨어 생각하는 그의 꿈이다. 건축비용은 약 100만달러. 예수의 증인 되어 찾아가야 할 ‘땅끝’인 선교지들 중에서도 더욱 ‘끝끝’인 곳에서 19년째 헌신 중인 강 선교사는 “선교센터 건립에 한인 교회들의 기도와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한인 디아스포라들의 동참을 기다립니다. 이슬람교가 무섭게 확장하고 있는 시대에, 이제 우리 기독교인들이 깨어나야 합니다. 하나님처럼 ‘긍휼의 눈’으로 팔레스타인 땅을 바라봐야 합니다. 그것이 한인교회들이 사는 길입니다. 또 자녀들을 세계를 가슴에 품고,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인물들로 키워내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한인들을 태평양 건너 미국으로 보내신 이유가 아닐까요.”

후원 문의 joyhous@hanmail.net
<글·사진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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