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레더헤드’(Leatherheads)

2008-04-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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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더헤드’(Leatherheads)

삼각관계의 3인 렉시(왼쪽부터)와 다지와 카터.

‘레더헤드’(Leatherheads)

다지(왼쪽)와 카터가 진흙탕 풋볼경기를 하고 있다.

초창기 프로풋볼 통해 본 로맨틱 코미디

요란한 삼각관계 적이 연인으로

조지 클루니가 감독하고 주연한 1920년대 초 프로풋볼 초창기에 관한 스포츠 영화이자 중구난방으로 떠들고 설레발이 치는 스크루볼 코미디다. 색깔, 세트디자인 및 의상 등이 향수를 자아내는데 아무 생각 없이 잘난 배우들의 모습과 로맨스와 말다툼 그리고 진흙탕 풋볼경기를 보면서 한 시름 달랠 수 있는 우습고 즐겁고 가벼운 작품이다. 풋볼영화라기보다는 로맨틱 코미디인데 클루니는 1930~40년대 전성기를 본 스크루볼 코미디 중 ‘그의 여비서’와 ‘영웅 만세’의 내용을 훔쳐오다시피 했다. 케리 그랜트와 로절린 러셀과 캐서린 헵번과 베티 허튼 등이 나온 왕년의 이 장르에 대한 경배이기도 한데 클루니가 자기를 비하하다시피 하며 즐기고 있다. 다 큰 아이들의 짓궂은 장난을 보는 듯하다.
1925년. 대학풋볼의 인기는 천정부지로 좋으나 프로풋볼은 완전히 사생아 취급당하던 때. 당시 프로풋볼 선수들은 광부, 술주정뱅이, 쌈꾼에서부터 고교생과 중년 남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오합지졸로 구성됐었고 관객이 선수들보다 적었을 때.
그 중 하나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덜루스 불독팀. 여기 주장이자 코치인 중년의 다지 카날리(클루니)는 파산지경에 이른 팀을 살리기 위해 묘안을 짠다. 다지는 자기 매니저를 꼬드겨 게임당 5,000달러를 주고 프린스턴대의 풋볼스타 ‘총알’ 카터 러더포드(존 크래신스키)를 ‘불독’을 위해 뛰게 한다. ‘총알’ 때문에 경기 때마다 경기장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카터는 건강 미남에 잘 뛰기만 할 뿐 아니라 1차 대전의 영웅. 혼자서 수십명의 독일군을 나포, 훈장을 받았다. 그런데 모 신문사의 편집국장이 카터의 영웅담이 가짜라는 정보를 입수, 사내 민완여기자 렉시 리들턴(르네 젤웨이거)에게 이를 폭로하라는 취재 지시를 내린다.
렉시가 ‘불독’을 졸졸 따라 다니며 취재를 하면서 그녀를 둘러싸고 카터와 다지가 삼각관계를 구성한다. 처음에는 렉시와 카터의 관계를 주변서 관망하던 다지가 팀의 권익옹호차 이 둘 사이를 파고들면서 옛날 스크루볼 코미디에서 볼 수 있었던 요란한 남녀간의 설전과 기지와 의지의 대결이 벌어진다. 그리고 다지는 카터와 주먹다짐을 하면서 한 편으로는 렉시와 입씨름을 하느라 무척 바쁘다.
물론 모든 문제는 다 잘 해결되고 렉시는 아무래도 연하인 카터보다 다지에게 마음이 끌려 적이 연인 사이가 된다. 마지막 진흙탕 속의 풋볼 경기도 재미있다. 배우들의 연기가 좋은데 이들간 화학작용도 괜찮다. 클루니는 인터뷰에서 영화가 로맨틱 코미디임을 강조했는데 왜 포스터는 진흙으로 뒤집어 쓴 풋볼선수들로만 채웠는지 의문이다. PG-13. Universal.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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