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드릴빗 테일러’

2008-03-21 (금)
크게 작게
‘드릴빗 테일러’

드릴빗과 세 소년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드릴빗 테일러’

발길질을 하고 있는 드릴빗 테일러.

호신술 대신 절도에 가짜교사 노릇‘엉터리 바디가드’

허술한 내용 불구 악의없이 웃겨
오웬 윌슨, 세 소년배우 연기 좋아

이 영화를 찍다가 자살소동을 일으킨 비뚤어진 코를 한 코미디 배우 오웬 윌슨의 말도 안 되지만 우스운 농담과 그가 보호하는 세 너드 고교생 간의 콤비가 좋아 즐길 만한 영화다. 사실 이 영화는 얘기의 골격만 갖춘 뒤 나머지 구조는 마치 즉흥적으로 갖다 맞추는 식의 내용상으로는 상당히 허술한 영화다.
터무니없고 비현실적인 부분이 많은데도 악의가 없는 윌슨의 너스레 떠는 모습 때문에 “야 이거 엉터리다” 하면서도 웃고 즐기게 된다. 영화의 각본을 쓰고 제작을 한 사람들이 요즘 한창 주가가 오르고 있는 야하기 짝이 없는 코미디(‘임신했네’ ‘수퍼 배드’)의 당사자들인 시스 로간과 저드 애파토. 그들의 체취가 그대로 느껴진다.
고교 1년생이 되면서 마치 어른이나 된 듯 으스대는 갈비씨 웨이드(네이트 하틀리)와 뚱보 라이언(트로이 젠틸)은 등교 첫날부터 저승사자 같은 동급생 망나니 필킨스(알렉스 프로스트)에게 터지고 시달린다.
두 너드 친구인 웨이드와 라이언에 삼총사 격으로 끼어들어 사이코 필킨스에게 얻어터지는 것이 ‘해리 포터’에 나오는 호빗 닮은 에밋(데이빗 도프만).
매일 같이 악몽을 겪어야 하는 웨이드 일행은 온라인을 통해 바디가드를 고용키로 한다(이들이 커피 집에서 각양각색의 후보자를 인터뷰하는 장면이 재미있다). 이들이 뽑은 바디가드가 자기 신분을 전 육군 공수부대원이라면서 군복을 입고 나타난 드릴빗 테일러(윌슨). 드릴빗은 실은 이라크전 탈영병으로 샌타모니카 공원에서 사는 홈리스.
드릴빗은 세 아이의 집을 방문, 고가 식탁용 은제품과 아이파드 등을 폭력방지용 도구라며 부대에 담은 뒤 전당포에 맡긴다. 그리고 세 아이들에게 육체적 정신적 호신술을 가르치는데 순 엉터리. 이 과정에서 세 아이와 드릴빗 간에 우정이 영근다.
이런 훈련도 별 효과 없이 웨이드 등이 계속 필킨스에게 괴롭힘을 당하자 드릴빗은 웨이드 아버지의 신사복을 빌려 입고 학교에 나타난다.
여기서 드릴빗은 대리교사로 오인돼 수업까지 맡고 예쁜 여선생 리사(리사 맨)와 연애도 한다(이 부분은 억지가 심하다). 그러나 결국 드릴빗의 정체가 탄로 나면서 세 아이들은 그를 해고하고 자력으로 필킨스와 대결할 결심을 한다. 끝은 물론 아이들과 리사와 드릴빗이 모두 포옹하는 해피엔딩.
유머는 버거킹 광고문구 정도의 유치한 것이지만 그래도 우습다. 세 소년 배우가 아주 연기를 잘 한다. 웨이드가 아시아계 동급생 브룩(발레리 티안)을 좋아 접근하는 모습이 귀엽다. 스티븐 브릴 감독. PG-13. Paramount. 전지역.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