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곰팡이 이야기 (2)

2008-03-04 (화)
크게 작게
지난번의 이야기에서 “론 앨리슨” 이라고 불리우는 부유한 은행 매니저가 텍사스의 거대한 저택에서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누리며 살고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외동 아들이 심한 알러지와 함께 천식증세를 보이기 시작하고, 본인도 극심한 기억력 감퇴증상을 보이는 등, 부자가 도저히 이유를 알 수 없는 심각한 질병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부인 멜린다는 사업차 출장을 위하여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행도중 그녀는 옆의 승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갑자기 기침이 나서 밭은 기침을 하며 가래를 뱉게되었다. 그런데 그 가래에 피가 섞여나온 것을 보고 놀라 당황하고 있는 멜린다에게 옆의 승객은 그녀의 증상과 자세한 상황을 묻기 시작하였다. 닥터 빌 홀더라는 이 의학자는 곰팡이 전문가로서, 멜린다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난 후, 이 증상은 틀림없이 곰팡이때문일 것이라며 당장 집으로 가 보자고 권유하였다.
그녀는 즉시 모든 출장여정을 취소하고 리틀락공항에서 바로 되돌아 텍사스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닥터 빌 홀더가 보낸 곰팡이 검사관들이 그집의 벽을 뜯고 내부를 조사한 결과, 전에 상수도가 터져서 수리한 그 벽안에 습기가 아직도 남아 있어서 곰팡이가 새카맣게 슬어 있음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집안의 겉만 멀쩡하게 보였을뿐, 사실은 천정을 비롯하여 벽안의 모든 곳과 집안의 구석구석에 곰팡이가 온통 새카맣게 슬어서 도저히 사람이 살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텍사스 특유의 덥고 습한 여름철 공기때문에 집안 전체가 “스태키 박트라스”라는 독성 검은 곰팡이에게 완전히 오염된 상태였던 것이다.
닥터 빌 홀더는 이 가족에게 모든것을 그대로 놓아둔 채 즉시 그 집에서 나갈것을 명령하였다. 그들 부부는 약 84만불어치에 달하는 집안의 가재도구나 옷 등, 어느것 한가지 거두거나 건드리지도 못한 채 그대로 그 집에 놔 두고, 몸만 빠져나왔다.
그리고 보험회사에 즉시 그 집의 수리를 청구하였다. 그러나 그들이 가입했었던 파머스 보험회사에서는 처음에 그들의 요구를 거절하였다. 그들은 보험회사에 1백만불의 피해보상을 청구하였다. 그러자 그 파머스 보험회사는 현장조사와 증거보전을 위하여 당분간 그 집을 비어둔채 그냥 놓아두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얼마후에 보험회사에서는 20만불을 지불하겠다며 협상하자고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거절하였다. 이제 그 거대한 저택은 상수도관이 터지고 지붕도 새면서 곰팡이에게 집전체가 오염되어 허물고 새집을 짓지않으면 안 될 정도로 완전히 폐가가 되었다. “스태키 박트라스”라는 검은 독성 곰팡이가 그 대저택을 완전히 점령하여 사람이 도저이 살 수 없는 흉가로 만들어 버린것이다. 그 보험회사는 그 동안 그 “스태키 박트라스” 라는 곰팡이의 정체가 무엇인지 조차도 모른채 그 집의 조속한 수리나 보상을 거절하고 2년의 세월을 끌어 왔었던 것이다. 2003년, 이들 부부는 보험회사를 상대로 하여 6백만불의 피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배심원들은 그들이 청구한 6백만불의 배상액수는, 그들이 그동안 지불한 신체적, 정신적, 물질적, 그리고 시간의 피해에 비해 너무 적은 액수라고 판단하여, 보험회사가 3천2백만불의 배상금을 그들에게 지불할 것을 판정하였다. 보험회사는 이에 대하여 다시 항소하였으며, 이 재판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론-과 멜린다 부부는 이제 은행을 사직하고, 곰팡이 피해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높이기 위한 곰팡이 척결 캠페인에 자신들의 삶을 전념하고 있다.
(310)968-8945
키 한
뉴스타 부동산 토랜스 지사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