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영성훈련 하느님 체험 의료 봉사로 사랑 실천

2008-02-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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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욜라영성회 ‘불타는 마음’수상자 선정 내과의 허정옥씨

한인 내과의 허정옥(세례명 레지나·사진)씨가 수년간의 봉사활동으로 오렌지카운티의 ‘로욜라영성회’(Loyola Institute of Spirituality·LIS)가 제정한 ‘불타는 마음’(Hearts on Fire) 상의 2008년 수상자로 최근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4월12일 애나하임 더블트리 스위트 리조트에서 열리는 연례 디너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불타는 마음’상은 이냐시오 성인의 영성을 따라 자신을 하느님 앞에 온전히 개방하고 지성뿐 아니라 가슴과 감정으로 그분을 체험하고 하느님 나라 사업에 동참함으로 삶의 목적과 평화를 얻을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LIS의 ‘이냐시오 영성과정’을 마친 이들 중 모범적인 사람을 1년에 한 명 뽑아 주는 표창이다.
이냐시오 성인은 대표적인 가톨릭 수도회인 예수회(Society of Jesus)를 15세기에 창설한 인물로 탁월한 영성을 소유했을 뿐만 아니라 남에게 가르치기 위해 체계적인 영성 수련 방법을 기록으로 남겼다.
게이트웨이 메디칼센터에서 내과의로 일하고 있는 허씨는 지난 2006년 LIS의 ‘영성 형성’(Spiritual Formation) 3년 과정을 마치고 지금은 LIS 어소시어츠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수년 전 늘 마음에 두고 염원하던 아프리카 서해안의 카메룬을 찾아 ‘시송’(Shisong) 가톨릭 병원에서 폐결핵, 빈혈, HIV 환자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난 후 자신도 말라리아에 걸리는 경험을 한 바 있다. 또 1999년 이래 5차례에 걸쳐 태국 산간지방을 방문, 라후민족에게 무료 의술 활동으로 사랑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교회, 공동체 등에서 성인병 예방, 건강관리, 여성건강 등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해 왔으며, 현재 웨스트민스터의 ‘한국 순교자성당’의 빈첸치오 활동의 하나로 매 주일 열리는 의료상담 및 진료를 이끌고 있다.
학창시절 슈바이처 박사의 전기를 읽고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허씨는 “전혀 기대하지도 못한 과분한 상을 받게 됐다. 앞으로 더 힘내어 사랑의 실천을 하라는 격려로 생각하고 겸손히 살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또 “멕시코에도 의료 선교를 다녀왔지만 정작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선교는 정기적으로 만나는 환자들을 제대로 돌보는 일”이라며 “만성병으로 고생하시는 한인 노인, 자식이 있어도 자주 못봐 외로운 미국인 환자, 제한된 수입 때문에 약을 제대로 못 사 먹는 사람 등을 최선을 다해 섬겨 진정한 위로를 전하겠다”고 결심을 밝혔다.
이화여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인턴과정을 마친 그는 “평생 크리스천으로 살았지만 LIS 영성훈련을 통해 나 자신과 하느님의 관계가 깊은 대화를 통해 친밀해졌다”고 말했다.
오렌지시에 있는 LIS는 1994년까지 50년 가까이 존재했던 맨리사 예수회 수양관 프로그램을 이어받아 1997년 창립돼 인종, 종교, 문화를 초월해 영성 성장에 관심 있는 이들을 돕는 다양한 활동을 펼쳐 왔으며, 2007년 한 해 만도 7,200명이 LIS 프로그램을 거쳐 갔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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