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통령 애쉬턴(뒷줄 가운데)이 경호원 켄트와 토마스의 경호 속에 회담 장소에 도착하고 있다.

대통령 경호원 토마스가 미국인 관광객 하워드의 캠코더를 들여다 보고 있다. 오른쪽은 경호원 켄트.

미 대통령이 암살당했다
8개의 관점에서 재구성한 사건 전말

터무니없는 소재-구태의연한 액션, 타작
각기 다른 시각 도출못해 같은 장면 반복

테러리스트 정치 액션 스릴러로 요즘 세계정세에 맞는 작품이긴 하지만 터무니없는 플롯과 구태의연한 액션으로 구성된 타작이다. 한 사건을 놓고 8개의 관점에서 보면서 수수께끼를 풀어 가듯이 진행되는 서술 방식이 쿠로사와의 ‘라쇼몬’을 생각케도 하지만 여기서는 무슨 아이들 장난처럼 보인다.
스페인에서 열리는 국제 테러방지대책 정상회담에 참석한 미국 대통령의 암살을 얘기의 중심에 놓고 이 암살과 관계된 8명의 시각으로 암살의 전과 후 그리고 현재를 차례로 조금씩 보여주면서 사건의 단서를 제공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런 구성을 창조적으로 살리지 못해 같은 장면을 여러 번 보는 느낌이다.
스페인 살라만카의 세계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미국 대통령 애쉬턴(윌리엄 허트)을 경호하는 두 사람은 토마스(데니스 퀘이드)와 켄트(매튜 팍스-TV 시리즈 ‘로스트’의 주인공). 토마스는 얼마 전 대통령 암살시도를 자기 몸으로 막은 뒤 휴식을 취하다 다시 임무를 맡게 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그런데 애쉬턴이 회담반대 시위군중과 환영군중들이 아우성을 치는 가운데 옥외 연단에 올라서자마자 저격당해 쓰러진다. 그리고 폭탄이 터지면서 광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이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캠코더에 담은 사람이 미국 관광객 하워드(포레스트 위타커). 그의 캠코더에 녹화된 장면들이 사건 해결에 큰 단서가 된다.
그리고 애쉬턴의 광장 도착과 살라망카 시장에 의한 소개와 연단에서의 암살 장면이 각기 다른 목격자들의 시각으로 재현되면서 이들의 미대통령 암살과의 관계가 설명되고 그와 함께 수수께끼 해결의 힌트가 하나씩 제공된다.
사건을 보는 시각의 인물들은 정상회담 취재차 현지에 와 미디어 밴 안에서 취재지시를 하는 뉴스전문 케이블 TV의 입이 건 여제작자 렉스(시고니 위버)와 하워드 그리고 토마스와 켄트 및 현지 경찰(에두아르도 노리에가-스페인 배우). 여기에 제임스 본드 영화에나 나옴직한 팜 파일럿으로 테러를 자행하는 테러리스트들의 시각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런 영화의 약방의 감초격인 좁은 도로에서의 초고속 자동차 추격 장면이 있는데 전반적으로 모든 것이 아마추어 수준의 영화다. 특히 믿어지지 않는 것은 대통령 애쉬턴의 신원문제. 자살폭탄을 몸에 감은 무슬림 청년과 아랍계로 보이는 테러리스트들의 인물 설정은 미국의 일방적인 ‘아랍인 이퀄 테러리스트’ 공식을 보는 것 같아 찜찜하다. 촬영은 멕시코서 했는데 잘해 봐야 킬링타임용이다. 피트 트래비스 감독. PG-13. 전지역. So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