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2008-02-22 (금)
크게 작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렛 역의 클라크 게이블과 스칼렛 역의 비비안 리.

(Gone with the Wind)

스칼렛의 매력 속으로
할리웃 불후의 명작 러브스토리


할리웃 황금기 대제작자인 데이빗 O. 셀즈닉이 제작하고 빅터 플레밍이 감독한 1939년작 대하드라마. 동원된 사람만도 총 1만2,000여명에 달하는 거대한 영화로 원작은 퓰리처상을 받은 여류 마가렛 미첼의 소설이다.
남북 전쟁을 시간대로 타라 농장주의 딸로 여우같은 스칼렛 오하라를 둘러싼 수많은 남자의 사랑 쟁탈전. 전쟁 영화이면서 강렬한 러브 스토리인데 오스카 작품, 감독, 여우주연(비비안 리) 각색 및 여우조연(스칼렛의 하녀 역의 해티 맥대니얼이 흑인 최초로 오스카상을 수상)상 등을 받았다.
이 영화는 자기에게 구애하는 많은 남자들을 무시하고 오직 12그루의 떡갈나무 농장의 젠틀맨인 애슐리(레슬리 하워드)를 오매불망 사랑하는 스칼렛의 변치 않는 정열의 이야기다. 불같은 스칼렛에 필적할 만한 남자가 세상 경험이 풍부한 사업가인 렛 버틀러(클라크 게이블). 스칼렛을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하게 된 렛만이 스칼렛의 성질을 제어할 수 있는 남자인데 그는 결혼을 양말 갈아 신듯 자주하는 스칼렛을 마침내 자기 아내로 맞지만 스칼렛의 애슐리에 대한 식지 않는 사랑 때문에 그녀를 떠나고 만다.
이 영화의 끊임없고 힘찬 생명력은 스칼렛에게서 나온다. 미녀는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독특한 아름다움과 충만한 에너지와 불굴의 정신을 지닌 스칼렛은 여권해방의 선두주자이며 이기적이고 성격이 불같고 용감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어리석고 측은하고 교활한 요부이기도 하다. 특히 어떤 역경과 슬픔과 버림받음에도 굴치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여자다. 마지막에 렛에게서 버림받고는 “내겐 돌아갈 타라가 있다”며 “결국 내일은 또 다른 날”이라고 울부짖는 스칼렛의 말은 가공스럽기까지 하다.
이런 스칼렛에 대조적으로 서던 벨의 표본 같은 여자가 애슐리의 아내 멜라니(올리비에 디 헤빌랜드). 애슐리가 스칼렛을 마다하고 멜라니와 결혼한 것도 그가 스칼렛과의 결합이 불행으로 끝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맥스 스타이너의 음악도 아름답다. MGM 작으로 상영시간 222분. 22일 하오 7시30분 이집션 극장(6712 할리웃).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