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라티노 손잡고 ‘기도로 하나된다’

2008-02-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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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티노 손잡고 ‘기도로 하나된다’

7월3~4일 LA 콜러시움에서 열릴 철야기도회를 준비하기 위해 12일 열린 모임에는 50여명의 목회자들이 참석했다.

한-라티노 손잡고 ‘기도로 하나된다’

한·라티노 목회자들이 마음을 물 같이 쏟으며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인종화합·LA 성시화” 7월3일 5만명 참여 초대형 철야기도회

상대방 축복 등 행사 다채 “종업원 손잡고 나오세요”

한인과 라티노 기독교계가 공동으로 지난 12일 본격 준비에 돌입한 ‘한·라티노 철야 기도회’(Korean-Latino All-night Prayer Vigil)는 5만여명의 참석이 예상되는 초대형 집회다.
주최측인 과테말라성시화운동본부(대표 김상돈 목사)는 7월3일 오후 8시부터 4일 오전 6시까지 LA 콜러시엄에서 무려 10시간 동안 열리는 이 철야기도회가 남가주를 영적으로 깨우는 ‘나팔소리’이자 한인과 라티노를 손잡게 하는 ‘인종화합의 밀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최측은 행사를 준비하면서 폭력과 부패로 물든 마약밀매 본거지였던 콜롬비아 칼리에서 1990년대 중반에 일어났던 대부흥과 1980년대 연쇄기도를 통해 감옥이 모두 폐쇄되고 술집이 격감하고 농작물 생산이 급증했을 뿐 아니라 주민 92% 가량이 크리스천이 된 과테말라 알몰롱가의 영적 대각성을 모델로 삼고 있다. 이들 도시에서 나타난 기적은 교회들이 하나 되어 지속적으로 기도한 것이 밑거름이 되었다.
이번 행사는 기독교 행사이나 주최측은 각종 문화 공연과 장학금 수여식, 상대방 커뮤니티를 축복하는 기도시간 등 다채로운 순서를 곁들여 ‘화합’과 ‘일치’의 축제 한마당으로 승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주최측은 “다양한 중남미 국가 출신들이 참석할 이 행사에 특히 한인 업주들이 종교에 관계없이 라티노 종업원들의 손을 잡고 와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LA폭동 같은 비극을 예방하기 위해 갈등 요소가 상존하고 있는 양측이 서로 얼싸안고 하나 되는 자리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 주최측의 판단이다.
라티노 커뮤니티에서는 교인 수 3,000명을 넘어서는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준비에 대거 참여, 수 만명을 동원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한인 교회의 경우 지금까지 동참이 부족해 자칫 균형을 잃은 대회가 될 우려도 존재한다.
주최측은 12일 열린 회의에서 행사준비 실무를 총괄하는 실행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조만간 양 커뮤니티의 목회자·단체장들이 참여하는 지원위원회를 각각 발족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남가주 교협, 목사회, LA 성시화운동본부, KIMNET, JAMA, KCC, 각 지역 한인회, 상공회의소, 기타 커뮤니티단체 등의 회장들이 공동 준비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 교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5개월 동안 매달 준비기도 모임을 갖고 행사 후에도 꾸준히 교류할 계획이다.
콰테말라성시화운동본부 대표 김상돈 목사는 “한인들과 히스패닉이 함께 모여 회개하고 하나님의 얼굴을 구할 때 LA가 성시화되는 놀라운 기적은 일어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고 “문제는 우리가 하나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미 출신으로 실행위 총무를 맡고 있는 김영빈 목사(살리드락 커뮤니티처치 담임)는 “행사를 위한 행사를 하려는 게 아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인교회들이 핑계를 대지 않고 이 일에 함께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내에 140개 교회를 개척하고 현재 다우니에 수용인원 5,000명 규모 본당을 갖춘 예배당을 건축 중인 미니스테리오스 야마다 피날 교회 담임 오토 아수르디아 목사도 “신약의 중풍병자가 고침 받은 기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를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네 친구들이 하나 되어 지붕을 뚫고 침상을 예수님 앞으로 달아내린 일”이라고 “병든 LA를 위해 누가 4명의 친구가 되겠느냐”고 도전했다.

<글·사진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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