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양이 게놈 지도 완성..시각장애 등 이해 근접

2007-11-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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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고양이의 게놈 대부분을 해독한 지도가 처음으로 완성돼 시각장애와 에이즈 등 사람과 동물의 질병 원인과 치료책을 밝히는 데 큰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립암연구소의 스티븐 오브라이언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네살배기 순종 아비시니아 고양이의 DNA 염기서열을 처음으로 대부분 해독했으며 그 과정에서 고양이와 인간이 많은 특징을 공유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게놈 리서치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고양이와 최근 완성된 6종의 포유동물(사람, 침팬지, 생쥐, 쥐, 개, 소)의 게놈이 매우 유사해 고양이 게놈으로부터 2만285개의 유전자를 잠정적으로 찾아낼 수 있었다. 또한 약 1억년 전 아주 작은 조상으로부터 뻗어 나온 여러 포유동물의 가계에서 일어난 수백 갈래의 염색체 재배치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금까지 찾아낸 유전자가 고양이의 유전자 가운데 95%정도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만~2만5천개로 추정되는 사람의 유전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연구진은 고양이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모든 태생포유류 조상의 염기서열과 놀랍도록 비슷하다면서 이처럼 조상의 것과 유사한 염기서열을 가진 종은 인간과 고양이 둘 뿐이다. 다른 종들의 게놈이 마구 뒤섞인데 반해 사람과 고양이의 염기서열이 옛날 그대로라는 사실은 `우수한 모델은 원형을 유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시나몬’이란 이름의 이 고양이는 인간에게 시각장애를 일으키는 망막색소변성증을 갖도록 사육된 실험실 고양이들의 자손으로 시나몬의 유전자를 연구하면 이 병의 원인과 치료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들은 집고양이에게 나타나는 250여 종의 유전적 질병 중 많은 것이 인간의 유전적 질병과 비슷해 고양이 유전자 연구로 사람의 다른 난치성 질병의 원인을 밝힐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대표적인 예로 고양이는 면역결핍증 바이러스로 발병하는 유일한 집동물이라고 강조했다.

인체면역결핍증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사람이 에이즈에 걸리는 것처럼 고양이면역결핍증 바이러스(FIV)에 감염된 고양이는 에이즈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지난 1960년대에 고양이 백혈병 바이러스가 발견된 후 학자들은 바이러스가 암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으며 이후 암 치료제 개발에 큰 성과를 거뒀다.

(워싱턴 AFP.로이터=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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