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런 집 어때요? 친 환경 에너지 세이빙 홈...

2007-10-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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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미래 주거공간 ‘

잘 나가는 캘리포니아 예술인들이 모여 산다는 경치 좋은 바닷가 동네 베니스비치의 밀우드 길(Millwood Ave.) 주택가 710번지. 수개월동안 뚝딱대는 망치소리와 함께 최신 유행의 모던 스타일 공간이자 친환경 에너지 세이빙 컨셉으로 지어진 하우스 ‘프로젝트 7TEN’이 공개됐다. 지난 주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마지막 오픈 하우스를 개최했는데 20달러의 입장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삼삼오오 짝을 이룬 그룹 투어를 비롯해 부부 동반 한인들도 눈에 종종 띌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큼 질 높은 주거 환경을 위한 친환경 인테리어는 전문가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관심 있다는 증거가 아닐는지. ‘프로젝트 7TEN’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미래 지향적인 주거 공간의 이곳저곳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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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걱정 끝 절수 시스템 적용
친환경 재료 사용 새 집냄새 안나

단순하면서도 눈길끄는 겉모습에서부터 뾰족한 지붕이 있어야 한다는 집에 대한 고정관념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프로젝트 7TEN’은 설계부터 디자인을 비롯해 시공 단계와 완공 후 홈 데커레이션 작업까지 철저히 친환경적인 재료를 사용하고 최대한 에너지 세이빙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지어졌다. 또한 미전국적으로 통용되는 환경 친화적인 재료와 방식으로 지어진 빌딩 인증 시스템인 ‘리드’(LEED, 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의 인증을 받은 캘리포니아 최초의 건물이기도 하다.
‘프로젝트 7TEN’의 가장 큰 특징은 전기 사용료가 전혀 들지 않고 물 사용량이 일반 하우스에 비해 월등히 낮으며 새로 지어졌지만 건축 재료에서 뿜어내는 새집 특유의 머리 아픈 냄새가 전혀 나지 않고 인체에 해로운 유해한 성분이 전혀 방출되지 않는다는 것.
거기에 ‘사명감’ 때문에 세련됨을 포기하지 않아도 될 만큼 탁월한 디자인 감각이 집안 곳곳에 배어 있어 건축 및 디자인 관련 업계로부터 단순한 집의 개념을 넘어서 미래 지향적인 주거 공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면 거실과 주방이 탁 트인 오픈 구조로 되어 있으며 주방에서 연결되는 야외 패티오를 지나면 베드룸과 배스룸이 딸린 또 다른 건물로 연결되는 계단에 이른다. 총 두 채의 건물이 하나로 연결된 이 집은 총 면적이 4,000스퀘어 피트에 이르며 가격은 300만-350만 달러 선에 리스팅 되어 있다.
‘프로젝트 7TEN’의 인테리어 데커레이션 요소 중 눈길 끄는 것은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모던 디자인이지만 친환경적인 재료를 최대한 활용해 내추럴한 감각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는 것.
빨리 자라는 특성 때문에 환경 훼손이 덜 되어 친환경 재료로 분리되는 대나무를 최대한 활용해 매스터 베드룸을 비롯한 집안의 모든 침실은 대나무 마루를 사용해 깔았으며 주방 캐비넷 역시 대나무를 사용해 심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주방의 바(bar) 카운터와 주방 한쪽 천장은 버리는 나무를 재활용해 만든 스크랩 우드(scrap wood)를 매치 한 것도 눈길끄는 코너. 집을 지을 때 발생하는 버려진 목재를 한꺼번에 압착해 전혀 색다른 분위기의 새로운 목재가 탄생하는데 이를 100% 활용한 것.
거실 한쪽 벽면은 아담한 뒤뜰이 그대로 보이도록 커다란 통창을 설치했는데 이 창문 역시 햇빛이 최대한 실내에 들어오도록 해 효율적인 실내 에너지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2층 통로 부분에는 태양열을 전기 에너지로 바꿔주는 태양열 패널을 설치해 전기 사용료는 평생 걱정 안 해도 될 듯싶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전형적인 미국 주택에서 사용하는 냉난방 시스템 대신 한인들에게 친숙한 온돌 시스템을 차용했다는 것. 집안 전체 바닥에 파이프를 설치해 뜨거운 물이 돌면서 집 전체를 데워준다. 환풍기로부터 방출되는 오염된 공기가 실내를 데워주지 않으니 자연스레 알러지도 없어질 것이라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석탄 탄광에서 방출되는 오염 물질인 플라이애쉬를 콘트리트와 섞어 1층 메인 공간인 주방과 거실 바닥재로 깔아 오염 물질 처리(?)에 도움을 주었으며 집안 모양을 만드는 목재 프레임 중 벽면 내부에는 버려진 청바지를 채워 넣어 전혀 인체에 무해한 독성 성분이 방출되지 않도록 해두었다.
집안 모양을 만드는 하우스 프레임 역시 친환경적인 목재 소비를 제안하는 FSC(Forest Steward Council)에서 인증한 목재만을 사용했으며 여기에서 방출되는 쓰레기 목재는 목재 리사이클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져 집 짓는데 필요한 자재 뿐 아니라 집을 짓는 공정까지도 철저히 친환경적인 컨셉을 따랐다.

<글 성민정, 사진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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