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평양회담, 누구를 위한 것인가

2007-08-16 (목)
크게 작게
최응표(한미자유수호운동본부 상임대표)

결론부터 말해서, 이번 평양회담은 ‘12월 대선 대책회의’다.
그 근거는 이렇다. 2006년과 2007년의 신년사에서 김정일은 남한의 친북좌파 세력에게 “…조국 통일을 바라는 남조선의 각계 각층 인민들은 반 보수 대연합을 실현하여 올해의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매국적인 친미반동 보수세력을 결정적으로 매장해 버리기 위한 투쟁을 더욱 힘있게 벌려 나가야 한다”는 ‘한나라당 집권 저지 지령’을 내렸다.

여기에 노대통령은 지난 6월 어느 인터뷰를 통해 “한나라당이 집권한다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는 말로 화답한 것이다. 선 문답식 주고 받기가 전형적인 공산당 식이다. 그렇다면 답은 이미 다 나온 것이 아닌가. 여기에 술수의 달인 김대중의 훈수까지 겹쳐 세기적인 사기극이 꾸며졌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이처럼 김정일의 지령과 노무현의 화답, 그리고 김대중의 훈수로 엮어지는 이 음모는 세 사람의 위기의식과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물로써 치밀하게 꾸며진 ‘짜고 치는 고스톱판 사기극’이다. 그래서 평양행은 안된다는 것이고,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해서 “12월 대선 판 뒤집기 음모’라서 안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평양회담도 퍼주고 돌아오는 ‘조공사절’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게다가 대선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의 음모용 회담은 반역행위에 해당된다.

김정일이 누구인가? 술수와 협잡의 달인 김대중을 만나주는 댓가로 5억이라는 엄청난 뇌물을 챙기고도 대한민국 상납문서에 도장까지 찍게 한 고수 중에 고수가 아닌가. 그런 김정일을 노대통령이 당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노대통령의 평양행은 안된다는 것이고, 회담을 다음 정권으로 넘기라는 것이다. 어차피 집행은 다음 정권이 할테니까 말이다.그리고 더욱 더 신경 쓰이는 것은 노대통령의 전력이다. 그는 인권변호사 시절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노동자들을 선동하던 인물이다.

여기에 대한 생각의 변화나 해명 없이 김정일을 만나 국가와 민족(김일성의 민족이 아닌 대한민국의 민족)의 장래를 의논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한쪽은 자격, 한쪽은 신뢰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그런데도 굳이 만나려거든 김정일을 서울로 불러들여야 한다. 국제관계란 그런 것 아닌가. 두 번씩이나 김정일의 발 밑으로 찾아간다는 것은 국제 관례 이전에 대한민국의 정체성 훼손의 문제고 자존심 문제다. 분명히 2차 회담을 서울에서 열기로 도장을 찍었으면 당연히 그가 서울로 와야 하는 것 아닌가.

여기 대해선 박근혜 후보가 분명한 대답을 해야 한다. 빚까지 져가며 있는대로 퍼주고 이게 무슨 꼴이란 말인가.그리고 서울로 오란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질질 끌려다니는 쪽도 한심하지만 김정일이가 서울에 못 오는 진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바깥 나들이가 그렇게도 두려운가. 하기야 탈레반보다 더 고약한 납치행각에 300만 국민을 굶겨죽인 죄, 히틀러 보다 더 지독한 강제수용소에 온갖 범죄의 수괴이다 보니 두렵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김대중의 말처럼 식견 있는 지도자이고, 박근혜의 말대로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고, 정동영의 장담처럼 통 큰 지도자라면 당당하게 제 발로 와야 한단 말이다. 아니면 그처럼 충실한 세 파트너가 모두 거짓말쟁이가 되는데.

그 뿐 아니라 이번 평양행을 위험하게 보는 이유가 또 있다. 바로 시도 때도 없이 터져나오는 그의 돌출행동이다. “전임 사장이 발행한 어음은 후임 사장이 결재하는 것이다. 두 달이 남든, 석달이 남든, 내가 가서 도장 찍어 합의하면 후임 사장이 거부 못한다”는 특유의 오기에 찬 말, 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무슨 도장을 어디에 찍겠단 말인가. 그 소리가 김대중이 만든 적화를 위한 반역문서에 확인 도장 찍겠다는 말로 들려 정말 소름이 끼친다.
그리고 ‘민족끼리’란 최면에 걸려 아무데나 덥썩 도장 찍을 최악의 경우를 생각 안할 수가 없다. 지금 대한민국은 ‘민족끼리’의 최면에 걸려 망하던 월남의 형국과 너무도 닮은 꼴이다. ‘민족끼리’의 함정과 간첩들의 판 뒤집기로 망한 것이 바로 월남이 아닌가. 그런데 이번 회담의 화두가 ‘민족끼리’다. 그래서 이번 회담은 절대로 안된다고 하는 것이다.
거기다 1차회담 후의 김대중의 제 일성이 “이제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였다. 전쟁이 없다면 평화가 아닌가. 그런데 또 무슨 평화무드 조성이란 말인가. 정말 김대중의 사기술은 가히 노벨상 감이다.

그런데 2차회담 후에 노대통령은 제 일성을 무어라고 할까? “12월 대선 판 흔들기는 안 하기로 했다”고 할 수 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애당초 가지 않았을테니까.하여간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때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 만큼 평양회담은 당연히 취소돼야 한다. 그래야 노대통령도 살고 나라도 산다. 김대중의 안달하고 초조해하는 저 추한 몰골을 보지 않는가. 노대통령이 김대중처럼 되기에는 아직 젊다. 김대중처럼 추한 인생은 되지 말길 바란다.
그리고 한국은 김정일에게 그저 조공국일 뿐 대화의 상대는 아니다. 김정일의 속셈이 그것 아닌가. 그런데도 가겠는가? 그렇게 수모를 당하면서도 말이다. 가는 그 자체가 반역인데도 가겠단 말인가. 꿈에서 깨어나길 바란다.

그러면서도 성숙된 국민의식을 믿는다. “바로 보고 바로 알면 살고, 속으면 죽는다”는 국민의 각성은 이 고비를 슬기롭게 넘기리라 믿는다. 그리고 전국민들의 저항이 김정일의 권력 강화용 평양회담을 반드시 무산시키거나 무력화 시키기를 하늘에 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